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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오탈자

신문과 방송을 보면서 참으로 타이밍 맞게 기사를 쓴다고 감탄하는 일이 많았다. 이를 위해 애쓰시는 취재기자, 논설위원, 주필 어르신의 노고를 생각했다. 그리고 저녁 늦게 발생한 사건사고의 내용을 TV뉴스 밤 9시에 나온 것까지 다음날 새벽 신문기사로 올리는 열정을 보면서 취재기자와 편집기자, 출판부 직원들은 도대체 몇 시까지 일하는가 상상해 보았다.

 

그래서 나름 시의적절한 글을 쓰려고 생각을 골똘히 하곤 하는데 어쩌다가 시기에 맞는 글을 급하게 쓰면 오타를 내고 만다. 오타는 회식에서 말하면 고기를 태운 것이다. 편집과정에서 바로잡아 주시는 관계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 몇 번은 인터넷판에 오르기 전에 수정하였지만 이 또한 바쁜 편집작업을 하는 분들에게는 크게 송구한 일이다.

 

정신을 차리고 두 번, 세 번 자체교정을 보아야 하고 내용을 살펴야 하겠다. 글 내용이 중요하다지만 오탈자가 발생하면 독자에 대한 결례가 된다.

 

공직에 근무할 때 국장님 중에 보고서나 결재서류에서 오탈자가 나올 때까지 서류를 넘기는 분이 있었다. 열심히 지문을 문지르며 보고서를 읽으시다가 틀린 글자가 나오면 모래속에서 사금(砂金)을 발견하신 듯 환한 표정으로 직원의 얼굴을 바라보신다. 직원이 송구한 마음에 죄송하다 말하면 곧바로 표지로 돌아가서 결재를 하시고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신다. ‘싸인펜’ 결재시절에 계장, 과장님은 결재서류의 중요내용에 체크√를 했다. 결재권자에게 중간 결재자 고심흔적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재창 도지사는 모든 문서를 꼼꼼히 검토하는 분으로 유명했다. 공관에서 심야에 결재하신 문서들이 비서실을 통해 사무실에 돌아왔다. 지방과 차석이 받은 결재서류에 도지사님의 수정이나 체크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차석은 앞에 소개한 국장님처럼 계속 서류를 넘겼고 거의 마지막 장, 시에서 올라온 서류의 틀린 자에서 ‘도지사님 체크’를 발견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앞으로 급하게 써낸 글이라도 세 번은 읽고 교정해서 ‘오탈자 제로’의 원고를 준비하고자 다짐한다. 미진한 업무는 보충, 보강하면 되지만 오탈자는 타버린 고기와 같아서 돌이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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