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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결혼식 관전기

고교동창 친구의 외동딸 결혼식에 가서 행복하고 아름답게 진행되는 혼례를 보면서 느낀 바를 정리해 보았다. 원고를 친구에게 보냈는데 그의 아내가 신문에 난 글을 보고 싶단다. 인터넷에 이어 지면에 실렸다. 신문을 스크랩하여 스캔을 뜬 후 우선 급한 마음에 SNS로 보냈다. 평소 소통이 빠른 친구이기도 한데 이번 답은 더 빨리 왔다.

 

고려대학교 회관에서 열린 혼례에서 신랑과 신부가 입장하고, 신랑 아버지가 성혼선언문을 낭독한다. 안경을 벗고 멀리 보이는 글을 읽다가 눈물이 망막을 가려서 더듬거린다. 신부 어머니가 새 출발 부부에게 당부의 말을 한다. 실질적인 주례사다. 아마도 집에서 딸과 남편을 앉혀놓고 몇 번 읽어보는 연습을 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숨소리가 마이크 깊이 빨려 들어간다. 긴장하면 호흡이 겹치고 강한 콧바람이 조절되지 않는다. 보기에는 차분해 보이지만 마음속 애간장의 심정이었을 오늘부터 친정어머니가 된 엄마는 떨리는 손으로 한복 치마를 잡고 무대를 내려와 남편의 손에 의지하여 자리를 찾아 앉는다.

 

아기를 돌보던 친구가 신랑에게 신부를 소개한다. 신랑의 축가에서도 첫음이 잡히지 않는다. 프로가수도 무대 동선을 연습하고 목을 푸는데 새벽부터 긴장한 신랑이 갑자기 건네받은 마이크에 첫음을 잘 넣을 수는 없다. 환하게 웃으며 표정관리를 하던 신부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엄마·아빠에게 인사드리고 시아버지 시어머니께 신고 드린 직후부터다. 딸이 눈물을 흘리니 친정엄마도 눈물이 난다. 부부는 흐르는 눈물을 주먹위로 받아낸 후 손바닥으로 비벼 말리고 있다. 어두운 기둥 옆의 부모석에서 부부는 말없이 사랑하는 딸을 애타는 행복으로 떠나보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를 두게 되면서 결혼식이 연기되고 피로연이 해약되고 있다. 평생의 한번 행복해야 할 결혼식이 젊은이들의 가슴을 멍들게 한다. 그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까 해서 결혼식 장면을 전해 드린다. 결혼식을 미룬 젊은 신랑신부의 행복한 결혼식이 하루빨리 예약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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