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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오래된 편지

편지 내용을 소개한다. “인간이 자연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공무원의 심정으로 돌아가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었나 반성하기도 하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면 비록 재산을 잃고 몸과 마음의 고생이 컸지만 인명피해를 최소화 한 것에 보람을 느끼고, 그때는 모르고 뛰어들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동료직원까지 위험에 빠트릴 뻔한 일도 떠오릅니다. 가슴 뜨거운 일도 생각납니다. 군부대 장병들의 뜨거운 조국애, 수백리길을 달려와 집안 청소를 돕고 따뜻한 국물로 용기를 주고, 격려의 말씀을 보내주신 주변의 많은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 끝이 없겠습니다."

 

동두천시 생연4동장으로 근무하다 부서를 이동한 1998년 11월 30일에 통장님, 자문위원님 등 어르신 150여분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다. 한 통장님께서 원본을 기증해주셨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울림이 있었다. 봉투를 얻어 곱게 간직하여 가져왔다. 그리고 밤 늦게까지 편지 필사 워딩을 하고 통장님께 감사편지를 적었다. ‘감사패. 위 어르신은 1998년 동장의 이임 감사편지를 23년간 보관하시고 역사자료를 기증해 주셨기에 감사패를 드립니다.’

 

공직 중 써온 도장 5개를 모두 찍었다. 편지 내용 중 동료직원을 위험에 빠트릴 뻔한 일이 기억난다. 동두천 신천이 범람했을 때 뚝방 저지대 주택에 척추장애인이 혼자 살았다. 침수시점에 집에 있었다면 식탁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릴 것이라 상상했다. 그래서 미혼자들로 특공대를 조직해 맨몸으로 구조에 나섰다. 다행이 그는 폭우 전에 옆집 2층으로 대피했다. 24년째 이어오는 어르신들과의 소통도 즐거운 일이다. 60대에 뵌 분들이니 80세를 넘기셨다. 모두 건강하시기를 바란다.

 

기특하게도 편지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공무원은 수시로 근무지를 이동합니다만 항상 어느 부서에서나 시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동(洞)을 향해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은 가슴속에 항상 간직할 것입니다. 이 모두를 가슴에 품고 공직에 전념하는 것이 보내주신 정성에 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동두천시 생연4동장 이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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