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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현 경기국악원 음향 감독 “관객들의 ‘사운드 굿’ 피드백 뿌듯”

음향감독, 예술작품의 소리를 기술적 수치로 번역
같은 꿈꾸는 후배들에 ‘원작 느낌에 충실하라’ 조언
“꼭 필요할 때 같이 있고 싶은 사람으로 불렸으면”

화려한 조명 아래 무대와 전시장을 수놓는 배우, 작가들이 있다면 무대 뒤에는 이들을 빛내주기 위해 고생하는 조력자가 있다. 본보는 ‘백스테이지’라는 제목으로 묵묵히 일하는 무대 뒤 숨은 일꾼들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새 기획을 마련했다. 무대와 전시장의 주인공이 아닌 무대 뒤 숨은 일꾼들의 진짜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제가 생각하는 음향감독이란 예술작품에서 구현하려는 소리의 느낌을 기술적인 수치와 조작으로 번역하는 작업입니다. 같은 꿈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충실하게 번역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2004년 7월 개관한 경기국악원은 도민과 외국인 관광객에게 다양한 한국의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건립됐다. 그곳에서 정주현 음향감독을 만나 ‘무대 음향’과 함께 걸어온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기아트센터 무대기술팀 정주현 감독은 올해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예정된 공연이 반복해서 연기, 취소됨에 따라 아쉬움이 따른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춘 ‘비대면’식 공연에 대해 “공간(무대)은 음향을 담아낼 수 있는 폭이 존재하는데 영상에 현장감을 담아내기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야외에서 거리두기로 진행하는 것 또한 소리를 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튜브를 통해 3D 영상으로 공간을 실감나게 표현하는 기술을 많이 습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UHD, VR, AR 등의 기술은 현장의 생생한 느낌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아트센터서 특화된 경험 쌓아…“음향 좋다는 피드백 뿌듯”

 

정주현 감독은 자신이 대학을 진학할 당시만 해도 국내 대학에는 음향 전공 학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는 공대를 가야 굶어죽지 않는다’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따라 기계공학을 지원했으나 결국 그는 음향감독의 길에 발을 들였다.

 

그동안 경기아트센터에서 경기 팝스 앙상블 중국 4개 도시 순회공연, 경기도립극단 키르기즈스탄 비슈켁 초청 공연 등의 음향을 맡은 정주현 감독은 “다른 음향감독들이 보통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국악, 오케스트라와의 협업을 통해 특화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공연에 참여한 아티스트나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에게 ‘음향이 너무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보람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정주현 감독은 “공연 후 아티스트들에게 ‘음향이 편해서 공연하기 좋았다’는 피드백을 들으면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몇 년 전 이태리에서 도립 예술단과 해외 공연을 한 적 있는데 공연이 끝나고 객석에서 기립박수가 나왔다. 퇴장하던 이태리 관객들이 ‘사운드 굿’이라고 엄지척을 날려줬을 때 뿌듯했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 “겸손한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길”

 

먼저 음향감독의 길을 걸은 정 감독은 후배들에게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원작의 느낌을 훼손한다거나 충분한 역량이 되지 않아 오역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한다. 음향적으로 기술 역량을 연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겸손한 마음으로 작품을 해석하고 다른 파트와 협업하는 자세가 무척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정 감독에게 음향감독으로서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는지 묻자 ‘꼭 필요할 때 같이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정주현 감독은 “내 이름 주현의 현자가 솥귀거리 현(鉉)이다. 솥의 귀거리가 엄청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없으면 무척 불편하다”라며 “돋보이는 사람은 아니지만 ‘꼭 필요할 때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하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고백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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