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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심각, 시간 얼마 안 남았다”

[시민의 시선] 최태량 기후위기경기비상행동 공동실행위원장
올 여름 폭우·전 세계적 산불 기후위기 징후
지구 평균기온 1.5도로 제한하려면 지금부터 ‘비상 선포’해야
에너지 절약 등 개인 실천 넘어 국가적 대응 필요한 시기
정부 그린뉴딜 정책, 구체적 실행계획 못 담아 한계

 

지난달 이례적인 폭우와 긴 장마로 전국에서 수많은 인명·재산·시설 피해 등 재난이 발생하자 온라인에서는 다음과 같은 해시태그를 붙이는 캠페인이 일었다.

 

#이_비의_이름은_장마가_아니라_기후위기입니다

 

한 지역 환경운동단체에서 시작한 이 해시태그 캠페인은 이번 장마가 올해만 일어난 이변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경고 메시지였다. 

 

이들은 기상청 관측 이래 역대 가장 긴 장마를 비롯해 해외 대형 산불 등이 20여 년 전부터 경고해 온 ‘기후변화’를 이제 ‘기후위기’라고 해야 할 정도로 심각단계에 다다랐다는 방증으로 보고 있다. 

 

17일 최태량(34) 기후위기경기비상행동 공동실행위원장을 만나 기후위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기후변화’ 용어가 ‘기후위기’로 바뀌었다. 어떤 의미인가.

 

 “심각한 상황이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2018년 기후과학자들이 모인 IPCC(기후변화에 관한 협의체) 총회에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자는 과학적 합의가 있었다. 산업혁명 시기부터 지금까지 100년 동안 1도가 올랐다. 이제 0.5도 남았다.” 

 

◇ 그 0.5도가 오르기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남았다고 보고 있나.


= “IPCC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는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5도 제한을 위해 2010년 대비 2030년 45%까지 온실가스 감축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 배출과 흡수가 상쇄)를 달성할 수 있다. 이를 실행해야 하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아 지금이라도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조치를 취하자는 것이다.”

 

 

◇ 비상이라고 했지만, 일반인은 잘 체감하지 못한다. 구체적 징후가 있을까. 

 

= “도시에 사는 사람은 직접 피부로 느끼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자연과 단절된 환경에 사니, 조금 더워졌네 추워졌네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농사를 짓는 사람은 농사가 잘 안 되고,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은 수온이 올라 이전과는 다른 어종이 잡힌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날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연히 누리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될 수 있다. 섬이 물에 잠겨 사라지고, 농사할 땅이 사라진다. 농사를 못 하면 식량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장마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지 않았나. 아예 못 살 정도가 될 수도 있다.”

 

◇ 또 다른 징후는 없을까. 


= “호주와 미국 캘리포니아의 초대형 산불도 기후위기 징후다. 산불이 자연스레 나고 사라지는 시기가 있었는데 그 시기가 달라졌다. 지구 온도가 높아져 가뭄이 길어지고 건조해지니 더욱 큰 산불이 됐다.” 

 

 

◇ 정부가 그린뉴딜을 정책을 내놓지 않았나. 심각성을 인지한 조치 아닐까.

 

= “솔직히 말해 부족하다. 정부의 그린뉴딜은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면적 시스템 전환을 해야 넷-제로를 이룰 수 있는데 구체적인 목표나 실행계획이 안 보인다. 

 

독일은 2030년, 영국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을 금지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서울시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등록을 금지한다고 한 정도가 유일하다. 

 

이 정도 국가 차원의 제도변화가 뒷받침해야 한다. 차량만이 아니라 교통, 도시계획 등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큰 논의체를 만들고 다양한 집단이 참여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될까 말까 한데 우리는 너무 평온하다.”  

 

◇ 개인이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 “일회용품 안 쓰기, 에너지 절약하기, 가급적 육식 안 하기, 유기농 제품 사용하기, 지역 농산물 먹기 등등. 이미 많이들 알고, 실천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작금의 기후위기는 개인이 노력해 어찌할 수준을 넘어섰다. 정책, 제도 등 다 바꾸는 국가적 변화가 요구된다.”

 

 

◇ 정부나 지자체에 요구할 게 있다면. 


= “(7개의) 새 석탄발전소를 못 짓게 하고, 기존 석탄발전소는 2030년까지 문을 닫도록 요구해야 한다. 석탄발전 퇴출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 장치도 마련해야 하고, 석탄발전이 일으키는 환경부담을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공적 금융기관들이 석탄에 투자하지 못하게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시장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나 시장도 만들어 줘야 한다. 단순 경쟁으로는 화석연료 시장에 밀릴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생태계를 만들어줘야 한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 ‘기후위기’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최 위원장이 추천한 책 2권을 소개한다.

 

1. 「기후위기와 불평등에 맞선 그린뉴딜」 / 김병권 씀 / 책숲 펴냄

 

기후위기와 그린뉴딜에 대한 입문서로 좋다. 저자는 그린뉴딜이 현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돌파구로도 본다. 기후위기가 도래하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볼 사람들이 사회적 취약계층이 되기 때문이다.  

 

 

2. 「파란하늘, 빨간지구」/ 조천호 씀 / 동아시아 펴냄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은 언론 등에서 가장 많이 찾는 기후위기 관련 전문가다.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기후변화 시대의 본질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