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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13년차 로안씨…“한국에서 맞는 가장 우울한 명절”

큰 집서 맞던 추석 차례도 올해는 안하기로

친구들 모임도 10개월째 갖지 못해

“우울하지만 모두 힘드니 잘 참아야죠”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곳곳이 힘들어 하고 있고, 명절이면 특히 외로운 사람들도 많다. 베트남에서 12년 전 이주한 로안(34세, 수원, 가명)씨도 2020년은 우울한 한해다. 지난 25일 그녀를 수원 장안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만나 이주여성으로 코로나 팬더믹 상황에서 맞는 추석에 대해 들었다.

 

 

“올해 추석에는 시댁도 못가요. 그냥 아이랑 아빠랑 집에만 있어야 해요. 명절에 큰집 가면 아이가 참 좋아할텐데.”

 

로안씨 가족은 올해 추석에 큰집에 가지 않기로 했다. 형님댁이 인근에 있지만, 가족간 모이는 것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결정한 일이란다. 대신 집에서 조촐하게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추석을 대신할 예정이다.

 

“추석이면 큰집과 같이 전통시장을 찾아 장을 보고 아이들에게 옷도 사 입히고, 인근으로 여행도 다녀왔다”는 로안씨는 “지난해까지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베트남에서 결혼이민을 온 사람들과 모임을 가졌는데, 올해는 베트남에서 온 친구들과 만남을 한번도 못 가졌다”고 전했다. 베트남 사람들과 같이 고향음식을 만들어 먹던 일도 어느새 추억이 돼 버렸다.

 

응 씨를 가장 불안하게 하는 것은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 문제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과 대화 시간이 늘고 한국인의 생활습관도 몸에 익숙해지겠지만, 일주일에 두 번 학교에 가고 나머지 시간 대부분은 로안씨와 함께 있다.

 

로안씨는 “아이가 학교에 제대로 못다니는 점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 둘째는 어린이집을 매일 가지만, 첫째는 자주 못가서 다른 친구보다 언어능력이 떨어질까봐 가장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학교에 안가는 날이면 집에서 로안씨가 공부를 도와주지만, 한글에 능숙하지 못한 로안씨로써 어려움이 적지 않다.

 

“지역아동센터에서 부족한 숙제를 하고, 아빠가 자주 일찍와서 아이 공부를 봐주고 있어요. 갑갑하고 힘들지만 모두 힘드니 참아야죠.” 그동안 두 번 베트남을 찾았다는 로안씨는 올해 추석연휴 기간에 고향 방문도 생각했지만 연초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일찌감치 마음을 접었다.

 

“한국에 온지 13년만에 가장 우울한 추석이에요. 빨리 백신이 나와 아이도 학교에 매일 가고, 저도 친구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경기신문 = 안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