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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개그맨 이승환의 속 시원한 수다, '이수다' 주인공(1)

6년 째 경영 컨설팅 회사, ‘L2(엘투)커뮤니케이션’ 운영
'사람과 사람의 소통' 중요... ‘가치 창조’가 주요 목표
‘나눔’ 통해 ‘함께 사는 세상’ 만들기 위해 노력

개그맨? 사업가? 강사? 컨설턴트? 봉사자?


모두가 본보 유튜브 채널 ‘더팩트TV’의 시사토크프로그램, ‘이승환의 속 시원한 수다(이수다)’ 진행자인 이승환 씨를 가리키는 단어들이다.

 

20여 년이란 세월을 시청자와 함께 보낸 그는 얼마 전 막을 내린 KBS 개그콘서트의 초창기 멤버로, 훤칠한 외모가 먼저 눈에 들어오던 연기자였다.

 

 

‘무를 주세요’를 외치던 갈갈이 삼형제 중 ‘느끼남’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도 기억한다.

 

그런 그가 사업가로 변신해 승승장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더니, 이젠 국내외 어려운 이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는 따듯한 소식까지 더해 들려온다.

 

최근 기자와 만난 이 사람을 어떻게 표현하면 적당할까?


◆개그맨이자 경영 컨설턴트 이승환입니다

 

기본적으로 그는 재능이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 재능을 사회에 보탬이 되는데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제가 개그맨이라는 생각을 버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개그맨 특유의 장점이 있거든요. 하나를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과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 트렌드에 대한 빠른 분석력이요. 그 장점을 무대 위에 펼치는 건 개그맨이 하는 일이고, 시장의 가치를 높이는 건 기업이 하는 일이잖아요. 저는 그 둘을 함께 하고 있어요. 개그맨인 제가 시장의 가치를 높여 웃음을 주는 일. 그것이 제가 하는 일이에요.”

 

 

외식업을 14~5년 정도 하면서 사업가로 크게 성공하기도 했고, 실패라는 쓴맛도 경험해본 그다. 또한 대학에서 2년 정도 강단에 섰던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길은 '경영 컨설팅'이었다. 

 

그렇게 그는 6년 째 ‘L2(엘투)커뮤니케이션’이라는 회사를 통해 꿈을 키워가고 있다. 왠지 회사 이름에도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듯해 물었다. 

 

"의미가 있죠. 이승환입니다. L이 두 개니까 L2요.(하하하) 일단 쉬워야 하고, 승환이가 소통하는 공간이란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정말 엉뚱한 것 같으면서도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승환의 소신은, 그가 론칭한 카페 브렌드 중에 '정을 그리다'란 뜻을 가지고 있는 '정그리라'란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개그맨이어서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았단다. 바로 전문성이 결여됐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단순히 얼굴 마담을 맡고 투잡을 뛰는 사람으로 인식되면 오해와 불신으로 이어지는 까닭에 그의 노력은 남들의 두 배, 세 배 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선입견을 없애기까지 시간도 무척이나 오래 걸렸다.

 

"처음엔 그저 '개그맨 사장'이 컨설팅을 한다니까 '재밌겠다' 혹은 '신기하다'라는 호기심으로 저를 만나길 원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을 주기 위해서라기 보단 재미 삼아 나온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약속을 잡은 회사에 대해 최대한 분석을 마치고 미팅에 임했죠. 무엇보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애썼습니다."   

 

◆컨설팅의 주요 목표는 ‘가치 창조’입니다

 

그렇게 모든 일을 직접 발로 뛴 덕분에 다양한 경우의 수를 몸으로 체득한 그였다. 아마도 그래서 회사의 클라이언트도 기업에 한정하지 않아도 됐는 지 모르겠다.

 

 

“컨설팅의 주요 목표는 ‘가치 창조’예요. 대부분 기업이긴 하지만 그 대상은 개인일 수도 있고, 단체나 기관, 또는 제품 자체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일에 대해 설명하는 그의 목소리에 유난히 힘이 실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일을 ‘자동차 보험’에 비유했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는 게 보험이잖아요. 절대 자만해서는 안 됩니다. 항상 더 멀리, 더 넓게 시장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혹시 모를 리스크 방지를 위해서요.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조언자가 필요한 거죠. 예컨대 바둑은 두는 사람보다 훈수를 두는 사람이 전체를 볼 수 있다잖아요. 컨설팅은 그런 것이고, 그게 제 역할입니다.”

 

 

지금은 안정궤도에 들어섰지만 초반 2~3년 동안은 개그맨 컨설턴트라는 이유로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정말이지 어려웠다고 한다. 그의 표정 또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그는 ‘신뢰’야말로 컨설팅 효과를 최상으로 올릴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성공시킨 ‘가치 창조’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로는 ‘거제도 프레밀리 호텔’과 ‘장성 황룡강 노란꽃 축제’를 꼽을 수 있다.


“호텔의 경우 객실 채우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방향까지 제시하며 기반을 닦아야 했어요. 5년에 걸쳐 호텔과 주민의 상생프로그램을 만들어냈지요. 그리고 장성 프로젝트의 목표는 전국에서 찾는 관광명소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4~5년에 걸쳐 노력한 끝에 4만7천여 명의 작은 군에 3주 행사 동안 150만 명이 찾는 쾌거를 이뤄냈지요”

 

 

제품의 성공사례는 나열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다는 그에게서 개그맨의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자신감 넘치고 유머러스한 컨설팅 업체 대표 이승환만이 있을 뿐이었다.

 

◆나눔을 전파하는 이승환입니다


그가 돋보이는 이유는 ‘나눔’을 통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기 때문이 아닐까. 인터뷰 내내 그런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컨설팅에 대해 설명할 때도 각각의 프로젝트가 결국은 사회에 공헌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최근 개설한 그의 유튜브 채널 ‘이승환이 간다’도 마찬가지다.


“컨설팅을 하면서 기업들을 통해 돈을 버는 거잖아요. 그럼 저도 돌려주는 게 있어야지요. 중소기업을 찾아다니며 직접 체험해 보는 거예요. 사장님들이 일당으로 주신 돈은 전액 기부하고요. 모두에게 좋은 일이지요.”

 

 

이제 막 시작한 유튜브지만 영상으로 소개된 제품들이 한 대기업의 폐쇄몰에 입점하는 계기가 되는 등 커다란 성과를 일궈내고 있다.


그는 오랜 기간 선행을 베풀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홍보대사와 환경단체인 W재단 추진위원장을 오랜 기간 맡아온 그는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해 실현시킨 장본인이다.


또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하나가 되는 것을 체험하는 반딧불이 문화 학교를 8년 째 후원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 따뜻한 활동에 더욱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한쪽에 희생을 강요하며 무조건 도와달라고 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요. 기부가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으려면 기부하는 쪽에서도 ‘구체적인 가치’가 창출돼야 합니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경기신문 = 박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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