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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을 가다 5 - 국가지질공원 지질명소 백령도

 

 백령도는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약 4시간 정도 걸리는 서해 최북서단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8번 째로 큰 섬이다. 백령도 용기포항 여객터미널 광장에 들어서는 순간 커다란 태극기와 함께 백령도를 상징하는 심청이상, 점박이물범, 두무진 모형이 한눈에 들어온다.

 

백령도는 약 10억 년 전 바다에서 퇴적돼 형성된 신원생대의 상원누층군이 산출되는 남한의 유일한 지역으로, 해상북방한계선(NLL)에 인접하고 강한 북서풍의 영향을 받아 북서쪽해안을 비롯한 해안가에는 기암괴석들이 만들어내는 비경이 그지없이 아름답다.

 

때문에 지질학적 보고인 백령도는 인근 대청도, 소청도와 함께 2019년 7월 우리나라에서 11번 째의 국가지질공원으로 선정됐다. 국가지질공원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과 차별성이 있는 지질명소 10곳이 있어야 하는데 백령도 5곳, 대청도 4곳, 소청도에 1곳의 지질명소가 있다.

이번에는 백령도가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지질명소를 하나씩 소개하고자 한다. 백령도의 지질명소 1은 북서쪽 해안에 노출돼 있는 국가명승 제8호 두무진이다. 두무진이란 투구를 쓴 장군들이 모여 회의하는 모습과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두무진은 50~60m의 해식절벽과 시-스택(선대암, 형제바위 등), 시-아치(코끼리바위), 해식동굴 등이 남북으로 약 4km 이상 노출된 비경으로 신의 마지막 작품 또는 서해의 해금강이라고 칭송된다.

지질명소 2는 진촌의 북쪽해안(하늬해안)에 노출된 검은색 현무암인데, 이 암석에는 지각 아래쪽에 존재하는 맨틀의 물질인 감람암을 포획하어 있다. 그래서 이곳의 현무암을 감람암포획현무암(맨틀물질포획현무암)이라고 한다.

 

요즘은 첨단과학기술이 발달해 우주여행이 가능한 우주시대라고 하지만, 지각의 아래에 있는 맨틀까지도 시추해 보지 못한 실정인데 다행히도 백령도 감람암포획현무암과 같은 암석으로 맨틀의 구성 물질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옛 용기포항에서 통일기원탑을 지나면 곧 바로 왼편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길이 약 4km, 폭 약 300m에 달하는 거대한 회백색 모래사장인 사곶해빈(해수욕장, 천연비행장)이 나온다. 지질명소 3이다. 사곶해빈은 비행기가 뜨고 내릴 만큼 널찍하고 단단한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이탈리아 나폴리해빈과 더불어 세계에서 두 곳 밖에 존재하지 않는 천연비행장으로 더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사곶해빈의 모래가 배행기가 착륙할 정도로 단단한 이유는 분급이 양호한 세립질 모래로만 이뤄져 있으며, 조간대 퇴적환경 특성상 오랜 세월에 걸쳐 주기적인 조수의 영향을 받아 치밀하게 다져져 있는데 따른 것이다. 또 주변 해역의 해류가 너무 세기 때문에 점토질 같은 미세한 퇴적물은 이곳에 쌓이질 못한채 조수 및 해류와 함께 먼 바다로 쓸려나가 버렸고 썰물시 다져진 세립질 모래의 작은 입자들 사이에 남아 있는 바닷물의 표면장력으로 모래입자들을 서로 견고하게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4번 째는 남동쪽에 길이 약 1000m, 폭 약 50m 크기의 C자형 해안에 동글동글한 자갈들이 해변을 가득 덮고 있는 콩돌해빈이다. 콩돌해빈은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콩알만 한 크기의 자갈들로만 이뤄져 있어 붙여진 명칭으로 콩돌은 흰색, 갈색, 회색, 보라색, 적갈색, 검은색 등 여러 가지 색을 띠고 있다.

 

콩돌의 기원은 콩돌해안의 북쪽에 노출돼 있는 규암층을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 규암에 있는 수많은 깨어진 틈 사이에 있던 각진 규암역이 빠져나와 파동에 의해 오랫동안 마모되면서 둥글둥글한 규암역이 된 것이다. 여름철 한낮이면 뜨겁게 달궈진 자갈 위로 발 찜질을 하려는 사람들로 북적대기도 하는 천연 찜질방이다. 특히 파도가 강할 때 파도에 휩쓸려 콩돌이 구르는 소리는 청아하기 그지없다.

지질명소 5는 백령도 남쪽 해안가에 있는 용트림바위와 남포리습곡이다. 용트림바위는 장촌포구 근처에 있는 용트림바위 전망대 바로 앞에 있는데 바다에서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 시-스택이다. 남포리습곡은 큰 규모의 습곡으로 용트림바위에서 서쪽으로 50~60여m 떨어진 해식절벽에 노출돼 있는데 남쪽방향으로 향하고 있어 간조 때 갈매기해안으로 내려가서 이동해야만 볼 수 있다.

 

백령도의 지질명소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방문한 날 물때를 확인하고 시간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야 한다. 특히 감람암포획현무암과 용트림바위, 남포리습곡는 간조 때에만 접근이 가능하다. 백령도에는 5개 지질명소 외에도 다양한 자연유산과 역사·문화유산 즐비하므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살펴보기 바란다./ 김기룡·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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