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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연쇄살인 14건 모두 내가 했다" 8차 사건 법정서 증언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진범 이춘재(57)가 1980년대 화성과 충북 청주 일대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 14건에 대해 “내가 진범”이라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2일 수원법원종합청사에서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 검찰과 변호인 양측 증인으로 출석한 이춘재는 ‘진범 논란’을 빚고 있는 이 사건 등 관련 사건 일체를 자신이 벌인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지난해 경찰 재수사가 시작된 후 “올 것이 왔구나하고 생각했다”고 말했으며, ‘재수사 과정에서 가족이 생각나지 않았냐’는 질문에 “모든 것이 다 스치듯이 지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교도소로 찾아와 DNA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추궁하자 1980년대 화성, 청주에서 저지른 14건의 살인 범행에 대해 모두 털어놨고, 그 후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고 설명했다.

 

이춘재는 “연쇄살인사건이 영원히 묻힐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며 “당시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용의선상에 올랐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청록색 수의를 입고 하얀색 운동화를 신은 채 법정에 들어선 이춘재는 얼굴에는 마스크를 쓰고 군데군데 짧은 스포츠머리에 군데군데 흰머리가 성성했다. 첫 사건 발생 34년 만에 일반에 공개된 모습이다.

 

이날 변호인과 검찰 양측이 2시간여씩 증인신문을 진행하면서 중간중간에 휴정이 이뤄지면서 저녁 무렵까지 이어졌다.

 

재판부는 전날 이춘재가 증인 지위에 불과하다며 촬영을 불허해 이날 재판에서 언론의 사진·영상 촬영은 이뤄지지 못했다. 다만 이춘재의 증언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은 점을 고려, 88석 규모의 본 법정에 별도 중계 법정 1곳을 준비해 최대한 많은 방청객들이 재판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춘재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증인석 오른쪽 피고인석에 앉은 재심 청구인 윤성여(53)씨는 말 없이 이춘재를 바라봤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당시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중학생)양이 성폭행 후 살해 당한 사건이다. 이듬해 법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 선고 후 항소하면서 “경찰의 강압수사로 허위 자백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2·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 범행 자백 이후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올해 1월 법원이 이를 인용해 재심 개시 결정했다. 재판과정서 검찰·변호인 양쪽 모두 이춘재를 증인으로 신청,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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