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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을 가다 9 - 자연과 역사문화유산 찾아 떠나는 대.소연평도

 

 연평도는 인천에서 북서쪽으로 50여km 떨어져 있는 섬으로,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여객선을 타고 약 2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데 크기에 따라 대연평도와 소연평도로 구분한다. 대연평도 선착장은 수심이 낮아서 물때에 따라 여객선 입·출항시간이 달랐으나, 최근의 준설공사로 일정한 시간에 입·출항이 가능해지면서 하루 한 번이었던 여객선 운항이 두 번으로 늘어나 당일로도 다녀올 수 있는 등 접근성이 훨씬 좋아졌다.

 

대·소연평도에는 얼굴바위, 가래칠기해안, 구리동해수욕장, 아이스크림바위, 거북바위를 비롯한 자연유산과 충민사, 조기역사관, 망향전망대와 남·북한 충돌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역사와 문화유산이 다양하게 분포한다.

여객선은 대연평도에서 남쪽으로 약 5km 떨어져 있는 소연평도에 먼저 들른 뒤 대연평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소연평도 선착장에 다다르기 5분 전쯤 여객선에서 서쪽 방향을 쳐다 보면 멋있는 남자가 남쪽 바다를 바라보는 것 같은 모습을 한 해식절벽을 볼 수 있는데 이를 ‘얼굴바위’라고 한다.

 

대연평도 최고의 비경은 조기역사관 전망대에서 북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한 눈에 들어오는 ‘가래칠기해안’이다. 간조 때 이 해안에 접근해 암석을 살펴보면 모래가 퇴적돼 형성된 사암이 변해서 만들어진 규암과 이를 관입해서 생긴 각섬암으로 구성된 사실을 알 수 있다.

 

가래칠기해안에는 병풍을 쳐놓은 것 같이 보이는 해식절벽이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병풍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 주변 해식대지는 황백색을 띤 규암역으로 대부분 이뤄져 있고 각섬암이 풍화 침식돼 형성된 검은색 자갈이 간혹 발견된다.

가래칠기해안의 병풍바위를 넘어 북서쪽에는 대연평도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구리동해수욕장’이 자리한다. 구리동해수욕장 해안은 왕자갈과 잔자갈로 구성돼 있고, 바다 쪽으로 갈수록 자갈은 없어지고 고운 모래만이 펼쳐진다.

 

대연평도 북동쪽 해안가 언덕에는 북한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의 망향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세워진 ‘망향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 오르면 북한 산하가 한눈에 들어오고 북방한계선(NLL)을 따라 수 백 척의 중국 어선이 선단을 이루며 조업을 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망향전망대 바로 북쪽해안에는 아이스크림 모양 같은, 백색의 규암으로 구성된 ‘아이스크림바위’가 있고 바로 옆에는 거북처럼 보이는 검은색 각섬암으로 구성된 ‘거북바위’가 있다. 아이스크림바위와 거북바위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을 지키고 있는 해병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소연평도 서쪽에는 간조 때에만 걸어갈 수 있는 목섬의 하나인 ‘거도’가 있는데 이곳에는 괭이갈매기, 가마우지, 천연기념물 제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함께 서식하고 있다. 또 소연평도와 대연평도 사이의 무인섬인 ‘구지도’에도 저어새를 비롯한 수 많은 조류들이 둥지를 틀어 철새의 낙원으로 불리운다.

 

대연평도 마을 뒷산에는 ‘충민사’가 있다. 조선시대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인질로 잡혀간 소현세자, 봉림대군을 구출하기 위해 임경업 장군이 중국으로 가던 중 이곳에 잠시 정박해 병사들의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는 길목에 가시나무를 세워 조기를 잡은 것이 연평도 조기잡이의 효시로 알려지고 있는데, 임경업 장군의 은덕을 기리고 풍어를 기원하기 위한 제가 매년 올려지는 곳이다.

 

대연평도 남쪽 해안가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을 골목길 벽면에는 조기파시 당시의 모습을 벽화로 그린 조기 파시길을 조성해 놓았는데 이 길을 따라 가다 보면 2010년 11월23일 북한의 포격을 받아 피해 받은 곳을 그대로 보존하고 잔해물을 전시한 ‘연평도안보교육장’이 있다.

또 ‘조기역사관’으로 가는 길가에는 제1차, 제2차 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평화의 공원’이 조성돼 있다. 남·북 간 충돌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안보체험활동을 하는데 더없이 좋은 코스다. 

 

지난 23일은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난 지 꼭 10년이 된 날이다. 한 번쯤 이곳에 들러 점차 잊혀져 가는 연평도 포격사건이 주는 의미와 교훈을 되돌아보고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면서 옷깃을 여미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김기룡·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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