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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경기예총의 위상

'경기예술지' 휴간 10년 만 복간... 12월 중 재발간
지역 문화예술인 및 단체 구심점, 경기 문화예술 거점으로 거듭나길
네트워크 활성화와 문화예술 전문성 극대화 고민해야

오늘은 날씨가 유난히 추웠다. 아마도 올들어 최고로 차갑게 느껴진 공기가 아니었나 싶다. 게다가 마음의 한기는 더욱 심하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힘든 이들의 얘기는 춥다 못해 가슴을 저리게 한다.

 

소위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사정은 단순히 심각한 정도가 아니다. 당장의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근근히 유지해왔던 업장(?)마저 쫓겨나다시피 정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앞으로의 생계까지 걱정되는 형편이다.

 

어쩔 도리는 없고, 그저 한숨만 나온다. 지켜보는 일조차 이토록 버거운데, 당사자들이야 오죽하겠는가.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야 한다. 지난 날은 돌이킬 수 없지만, 내일은 분명 기약할 수 있으니 말이다.  

 

서론이 길었다. 지역 예술의 구심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모습이 떠올랐던 까닭이다. 아모쪼록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코로나19도 이겨내고, 초토화된 지역 문화예술의 불씨도 꼭 되살려야겠다.

 

그래서 누군가는 그 중심에서 버팀목이 되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난세 영웅을 기다리는 심정이 이런 걸까?

 

며칠 전, 도내 예술인들의 활동을 모아 보여주는 '경기예술지'가 휴간 10년 만에 복간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준비하는데 오랜 기간이 걸렸지만, 다행히 12월 중순께면 발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주체는 한국예총 경기도연합회(이하 경기예총)다.

 

불현듯 '이 어려울 때 하필이면?'이 아니라 '이 어려울 때 고맙게도!' 하는 마음이 앞섰다. 축하할 일보다는 안타까워해야 할 일들이 많은 요즘이고 보니 더욱 반가웠던 게다. 무엇보다 경기예총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져 감회가 남다르게 다가왔던 모양이다. 

 

해서, 예총이 이번 기회에 지역 문화예술인 및 단체의 구심점으로 거듭나고 진정한 경기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탈바꿈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몇 자 적어본다.

 

정확히 언제부터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경기예총(이하 예총)의 존재감이 다소 미약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대다수의 문화예술 한 가운데에 예총이 자리했었다. 이에 대해 광역 및 기초 문화재단이 속속 생겨나면서 상당부분 역할이 없어졌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충분해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계속된다는 데 있다.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현재 운영되고 있는 17개의 기초 재단에 이어 양평, 이천, 시흥 등이 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등 종국에는 거의 모든 시·군에 이같은 재단이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총을 상징하는 심벌마크는 '깊고 굵은 문화의 뿌리와 나무'를 의미한다. 이는 예술인들의 정신적 자세와 긍지, 발전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며, 예술인에 의해 이뤄지고 그들이 서로 등을 맞대고 의지하며 커나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는.


지금이야말로 예총이 존재 이유를 명확히 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재단과 예총은 구조적으로나 능력적인 면에서 분명히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을 꼽으라면 아마도 재단은 '지원 중심'과 '행정의 전문성'을, 예총은 '예술인 네트워크'와 '문화예술 전문성'을 들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예총이 고민해야 할 부분은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어떻게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문화예술의 전문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느냐 하는 지점이 될 듯하다. 또한 이번 기회에 정체성과 그 위상을 어떻게 재정립하느냐에 따라 향후 예총의 향방과 역할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예총 나름대로의 고민과 노력의 흔적들도 보이고, 자구책 마련에 애를 쓰고 있는 모습들도 눈에 띈다. 지역민의 한 사람, 그리고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감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다시 한 번 '경기예술지'의 재발간에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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