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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경기아트센터와 손숙 장관

경기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을 보면서 그 소감을 적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연극은 자주 접하지 못한 장르이고, 그 깊이를 알지 못하는 바인데 연극 한 편을 보고서 그 느낌을 적어도 되는가 고민했다.

 

제목은 저물도록 너, 어디 있었니?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너 지금 어느 곳에 있느냐?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11월19일부터 29일까지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휴식 없이 75분간 이어간다. 마른 나뭇가지와 고공시위 망루, 그리고 거친 거푸집 바닥이다. 거푸집이란 철근을 넣고 시멘트와 모래와 자갈로 벽채를 세우기 위한 나무판이다.

 

어제까지의 관행이 오늘 범죄가 된다. 섬뜩한 기시감. 기시감은 처음 접하는 단어이므로 사전을 찾아보았다. 기시감(旣視感) : 한 번도 경험한 일이 없는 상황이나 장면이 언제, 어디에선가 이미 경험한 것 처럼 친숙하게 느껴지는 일. 데자뷰(deja vu)는 최초의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이다.

 

무대에서는 현재와 1930년대, 1980년대, 그리고 현재의 어떤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겹친다. 시공을 초월한 두 배우의 독백이 자연스러운 대화로 이어진다. 가족의 소중함을 말하고자 하는 듯 보인다. 젊은이들의 현실사회에 대한 비판이 구호로 이어진다. 고공에서 투쟁을 벌이는 노동자의 모습과 결국 몸을 투신하는 상황에 이른다.

 

로프를 던져 투신을 표현한다. 연극과 세상과의 경계는 어쩌면 극장안과 밖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연극과 영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느끼게 한다. 연극은 신문사설이나 뉴스 앵커의 역할과는 다른 내용이었다. 배우의 연기를 보고 관객은 자신의 시각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공감하는 것이다. 결론은 없어야 했다.

 

관객들이 무슨 메시지를 느끼고 객석의 조명을 받으며 공연장 밖으로 나가는가 알지 못한다. 묻지도 않는다. 배우들은 공연 후 어두운 무대 뒤편 커튼속으로 사라졌다. 몸과 불빛과 무대장치로 시대를 설명하고 할 말을 표현하는 수준 높은 문화임에 틀림없다. 76세 손숙 전 장관이 열연하는 모습을 보니 연극은 자체로도 큰 힘을 지닌 예술분야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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