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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이명박론

 

대통령이 나라 일을 하면서 임기 내내 사실상 돈벌이를 했다. 천문학적이었다. 그는 최근 재수감 되면서 "법치가 무너졌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파렴치의 극치다.  2300년 전, 맹자는 "無羞惡之心, 非人也(무수오지심, 비인야). 부끄러워 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직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대상이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을 포함, 이 나라 공직자들은 공무를 마치 "처삼촌네 벌초하듯" 함으로써, 취약계층의 복지에 넉넉하게 쓸 수 있는 예산을 누수나 누전처럼 낭비하거나 불합리하게 사용한다. 일례로, 매년 연말이면 전국적으로 보도블럭을 개비하는데, 그 악습은 수십년 동안 변함 없이 반복된다. 공직사회의 무능함과 저급함을 스스로 자백하는 꼬락서니다. 그 한 가지 뿐이겠는가.

 

더 있다. 이른바, 천자(天子)나 다름없이 어느 정권에서든 대대로 초법적 대우를 받는 재벌 회장들, 거룩한 종교인과 존경받는 교육자 등 지도적 위치에 있는 자들도 다르지 않다. 이들은 명예 보다는 돈을 우상으로 받들며, 다양한 욕망들을 온몸으로 추구하는 공통점있다. 부끄럼이라고는 없다.

 

가정하여, 이명박이 품격을 생각하는 사람이었다면, 혀를 깨물었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그 자멸의 시도가 미수로 끝났다면, 그 수치심 때문에 평생 동안 남들 눈을 피해 살아야 정상 아닌가. 하지만 그는 정치보복 피해자 연기를 한다. 화가 나기 보다 측은하다. 문제는 그 외에도 수많은 공직자들, 한강의 물만큼 돈많은 부자들, 여러 비영리 단체의 큰 리더들도 염치가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물론, 분야를 막론하고 소수의 예외는 어느 시대에나 있다. 그들의 정결함과 염치 덕분에 이 나라는 세계 십위의 살림살이를 꾸려간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중용 1장에 신독(愼獨)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명박류에게는 너무나 고상한 개념이긴 하다. 실은 고매한 현인에게도 높은 경지의 윤리이다. 좀 쉽게 재해석했다. 

 

"무슨 일이든 숨기거나 작게 줄인다 해도 다 보이고 또 드러나는 법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잔머리 쓰지 않아야 한다. 심지어 혼자 있을 때도 바른 자세와 옳은 생각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 

 

후대의 학자가 그 뜻을 더욱 심오하게 설명했다. "행불괴영, 참불괴금(行弗愧影, 寢不愧衾)". "(당당하게) 걸어다닐  때도, 항상 그림자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반듯하게 걸어가라. 정자세로 품위있게 잠들기 전, 이불이 그 모습과 마음을 다 들여다본다는 걸 명심하라." 

 

지금 옥살이 하고 있는 두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 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는 인사들에게 강조하고 싶다. 당신들 모두에게 조조와 제갈량의 역량을 기대하는 게 아니다. 그저 '신독'의 뜻을 적으나마 가슴에 새기고 일하기 바랄 뿐이다. 부끄러움과 조심스러움이 없는 정치는 끝내 망국의 원인이 된다. 

 

소위 적폐청산은 도덕적 우월의식을 가진 특정 정권의 한시적인 칼질이어서는  안된다. 분야별로, 단계적으로, 백년대계로 설계하여 진짜 좋은 나라 만들어 후손들에게 넘겨주기 작업이다. 그 바탕에 신독사상이 깔려 있어야 한다. 오늘의 정치판을 보며 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