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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 지금은 기도해야 할 때

 

 

시집을 발간한 후배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고자 우체국을 들렀다. 창구 여직원이 반기면서 새해 캘린더를 선물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세월이 고개를 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세월은 모든 것 위에 있다. 작가로서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한 해의 삶이 어떠했는지? 자문하게 된다. 누군가는 ‘인간은 덧없는 이슬의 자식’이라고 했다. 나이 숫자가 불어날수록 삶이 두루마리 화장지같이 끝으로 갈수록 더욱 빨리 사라지는 것 같다.

 

지금은 살아 있는 자로서 누군가에게 감사드려야 할 때다. 그동안의 12월은 쉼 없이 달리는 고속열차의 뒷모습같이 속도감 속에서 정신없이 보냈다. 문학단체의 행사를 비롯하여 망년회, 향우회, 동창회, 직장 모임 등 술기운 속에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12월은 투명한 마음으로 보내야 한다. 정직한 시력으로 사람과 사회를 보면서 지금껏 어떻게 열두 달을 살아왔는지 성찰하며 참회하는 마음이어야겠다.

 

 

먼저 코로나 19라는 역병으로 생명을 잃은 영혼과 가족들을 생각할 일이다. 뒤이어 코로나라는 뿔 달린 바이러스의 침해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기 위해 수고한 방역 당국과 정부에 감사할 일이다. 또한 한국의 의료 수준을 세계에 알려 거의 존경에 가깝도록 우러름 받는 의료진들에게 고마운 눈망울로 예의를 표하고 싶다. 내 가족과 이웃이 아니고 경제적 실익이 주어지는 것이 아닌데도 환자들을 돌보아왔던 간호사 의사 보건소 근무자들에게 손잡고 감사드리고 싶다.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생명체로써 감사할 일이요 고마움이 앞서는 12월의 길목이다.

 

고무로 된 가운인가 비닐로 된 방역 복장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바람 한 점 통하지 않는 옷으로 온몸을 감싸고 고무장갑 속 손바닥이 짓물러 터지는 상황 속에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환자를 출퇴근 생각 없이 돌보는 한국의 자녀요 가정의 어머니들 고통 속 세월을 생각하면 숨이 멎게 안쓰럽고, 감사하다. 입장 바꿔 내 딸과 며느리가 그 입장이라면 ‘그만두고 쉬라’고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남의 생명을 위해 자신을 던진 사람이 누구였던가? 금배지 앞세워 법 제정하는 사람이나 눈만 뜨면 법(法), 법! 하면서 침이 튀게 싸워대는 사법고시 엘리트 출신 법관들이 언제 서러운 백성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가. 어떤 재벌 총수들이나 죽어가면서 상속세 적게 낼 걱정이나 했지 국민들을 위한 백신 개발이나 통일비용 한 푼 국가에 헌납하고 간 인물이 있었던가.

 

 

필자의 가정적인 상황으로는 코로나 사태로 두 아들이 본의 아니게 진로를 바꿔야 했다. 큰아들은 외국에서 사업을 하다 코로나로 인해 잠시 귀국했다 나가지 못하고 있다, 다른 아들은 회사를 통째로 사들인 낯선 곳에서 핵심 관리자로 힘든 길을 걷고 있다. 겨울이 깊어지면 봄이 분명 멀지 않다고 했다. 산타께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코로나를 이겨낼 백신과 치료제를 몽땅 주실 것을 기도하는 마음이다. 그로 인해 내 아이들과 함께 한국의 모든 젊은이가 새로운 태양 아래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인생길을 갈 수 있도록 실력에 따른 인맥과 금맥을 발견하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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