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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감염'보다 더 무서운 건 '언론보도'...확진자 8명 아파트 주민들

"저소득층하고 집담감염하고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나요?"
14~15일 1000여 명 검사...평범한 일상

 “TV에서 중증장애인이니, 노인이니 하면서 ‘집단감염 취약’을 이야기해 기분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지인모임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 8명이 나온 인천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 이곳 주민들은 집단감염보다 더 무서운 건 ‘중증장애인, 노인 다수’ 등 부적절한 표현을 마구 쓰며 아파트를 부각시키는 언론보도라고 했다.

 

15일 이 아파트 단지 안 선별진료소. ‘찾아가는 선별진료소’라는 띠를 두른 천막들이 단지 내 놀이터를 ㄷ자 형태로 둘러쌌다. 14일부터 시작된 진료는 15일까지 이어졌다.

 

아파트 단지는 안내 방송을 듣고 나온 주민들로 빼곡했다.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아파트 주민 김씨(82·여)는 “벌써 1시간 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더 확산하면 안 되니까 방송 듣고 나오긴 했는데, 뉴스가 비상이니 감염취약이니 해 주변에서는 코로나19보다 보도에 더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선별진료소에는 방호복을 입은 근무자들이 주민들을 안내하고 검체를 체취하고 있었다. 일부 주민들에게는 마스크를 배부하거나 새로 교체해 줬다.

 

이번 3차 확산이 일상적 집단감염에 의해 산발적으로 일어나 방역당국과 구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때문에 아파트 1671세대를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진행 중이다. 언론에도 연일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취재를 별로 반기지 않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검사를 받으러 온 이모(69·여)씨는 “아까 전에 무슨 티비에서 카메라를 들고 갑자기 찾아 와 주민들을 찍길래 주민들이 황급히 피하거나 화를 냈다”며 “인터넷에선 심지어 저소득층이니 뭐니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오는데 감염이랑 저소득층이랑 도대체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보도와는 다르게 주민들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단지 내 어린이 집도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집단감염 뉴스가 나간 후에도 등원율에 큰 차이는 없다”며 “종전대로 아이들의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 뿐 평상시와 똑같다”고 말했다.

 

이틀 동안 1000여 명의 주민이 검사를 받았고, 15일 0시 기준 전날 456명의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구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참여율도 좋고 주민들이 질서있게 행동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박남춘 시장은 15일 오전 연수구청에서 열린 지역방역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감염이 발생한 공동주택 전 세대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적지 않은 검사 수치임에도 적극 대응해준 연수구 및 보건소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웅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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