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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필요에 의해 왕래하고 협력하는 과정이 바로 통일”

[인터뷰] 김형석 남북사회통합연구원 이사장
"대학때부터 통일, 남북 문제 관심, 통일부서 30년 몸담아"

 

올해 1월 바이든 미 대통령이 취임하며 한미동맹과 북미관계에도 큰 변화를 맞게 됐다. 이번 달 한미동맹군사연합훈련을 재개하면서 북은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수세에 모는 듯 작심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또다시 불어닥치는 남북의 차가운 기류 앞에서 한국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15일 김형석 남북사회통합연구원 이사장을 만나 이상적인 남북관계와 가장 희망적인 통일의 모습에 대해 들었다.

 

◇  “정치적 논란 될 자유권보다 북한 생존권부터 챙겨야”

 

“중국이나 베트남에 우리나라 산업체, 문화산업이 다양하게 뻗어있고, 필요하면 비행기 티켓을 끊어 출장도 갑니다. 남북통일의 방향은 이 같은 한-중, 한-베트남 관계처럼 필요한 분야 때문에 서로 왕래하고 협력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돼야 합니다. 각 국의 다른 체제는 존중하면서 관광, 산업,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실질적인 교류를 해나가는 모습 자체가 바로 통일입니다.”

 

김형석 남북통일연구원 이사장이 꿈꾸는 남북통일의 모습은 거창하거나 어렵지 않다. 오히려 “이 같은 실용적 통일은 먼 미래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통일의 주체는 지금의 대학생, 2030 세대가 돼야 한다. 나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지금부터 준비해나가기를 바란다”라며 “그 과정에서 기성세대와 사회가 도울 일을 찾아 한다면 통일시대는 금방 다가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이사장은 80년대 학번이다. 당시 화두는 단연 정치 민주화, 또 하나는 통일이었다. 김 이사장은 대학에 입학하며 통일문제에 관심을 뒀다. 남북 관계 개선 방안과 북한현안에 대해 깊게 고민했다.

 

김 이사장은 그 생각 그대로 통일부에 입부했다. 북한 인권과 통일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할 일이 많을 것이라 믿었다. 김 이사장은 통일부에서 30여 년 근무, 청와대 통일비서관과 통일부 차관을 지냈다. 자리에 있으면서 다양한 남북정책, 교류협력사업, 정세 분석 등 활동을 펼쳤다. 그야말로 종횡무진이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의 이러한 노력에도 남북 상황은 여전히 불안하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한미연합훈련 재개에 지난 16일 “3년 전 봄날이 다시 돌아오긴 어려울 것”이라는 독설과 함께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금강산 관광국 폐지, 남북군사합의서 파기를 거론했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 메시지 여부에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북한에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은 자국민에 대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라고 발언했다.

 

위 발언은 김 이사장을 만난 후의 일어난 일이었지만 그가 진단한 북미관계 전망과 정확히 일치했다. 김 이사장은 “트럼프 정부와 달리 바이든 정부에는 한반도 정책에 10년 이상 관여해온 인물들로 구성돼 있어 북한의 속성을 너무도 잘 안다”며 “상징적으로 미 국무장관이 단호하게 제재를 가하면서도 굉장히 신중하게 북에 접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북한의 미국에 대한 태도에 근거한다. 김 이사장은 “북은 미국에 대해 직접적인 험담을 하더라도 기싸움을 하면서 대화의 문을 열어놓곤 한다”며 “현 지도층인 김정은과 김여정 등은 30대 혈기왕성한 나이다.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이런 특징은 지난해 6월 벌어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에서 여실히 드러난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이사장은 “70년 이상 분단을 겪으며 이렇게 공개적으로 남북 협력 상징물을 폭파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자신들의 입장을 미국에 제대로 전달 안 해준다고 원망하거나,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자신들의 기대가 실현되지 않은 데 대한 일종의 화풀이”라고 분석했다.

 

◇ “통일 열망하는 이들의 울타리 될 ‘플랫폼’ 만들겠다”

 

이 같은 좌충우돌 현 북한 정세에 문재인 정부는 잘 대응하고 있을까. 김 이사장은 “대체로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제안이나 비무장지대 평화협력지대 개편 등의 남북협력 기조에는 찬성한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조금 더 센 조치를 취해 국제사회가 움직이도록 하는 적극성은 필요해 보인다”라고 조언했다.

 

김 이사장은 필드에선 은퇴했지만 여전히 남북협력과 대북정책을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 전직 통일부 관료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 민간 사단법인 남북사회통합연구원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유는 역시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을 향한 도움이다.

 

그는 “공직생활을 마치고 나와보니 남북교류협력, 통일 사업 관련 민간단체·개인이 많은데, 체계적인 자문을 구할 수 없어 애를 먹는 모습을 봤다. 학습과 경험에 필요한 인프라도 약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북협력을 중심으로 모인 이들이 모여 활동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꿈”이라며 “그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남북정책 연구 성과와 경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간의 나눈 대화를 종합하니 김형석 이사장에게 마지막 결승선은 결국 통일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열망하는 이들과 저와 같은 전문가들이 2인 3각 경기를 하듯이 마음을 열고 협력하며 함께 달린다면 언젠가는 통일 결승점에 닿지 않을까요?”

 

 

■김형석(56) 남북사회통합연구원 이사장

(현) 남북사회통합연구원 이사장(2020.6-), 대진대 교수, 정치학 박사

한국통일협회 상근부회장

(전) 통일부 차관

대통령비서실 통일비서관

통일부 대변인, 정세분석국장, 경협기획관

KEDO 북한담당관

IISS 객원연구원

 

[ 경기신문 = 노해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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