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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명진스님 "백기완 선생 바라신 세상 위해 싸울 것"

백기완 선생 새긴돌 세우는 날 49재 민중비나리 올려
“백기완 선생, 불법사찰로 고통받을 당시 가장 먼저 달려와준 분” 회고

 

명진스님이 기억하는 고(故) 백기완 선생(통일문제연구소장)의 첫 모습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 당시 고 문익환, 고 계훈제 선생과 함께 선 장면이다. 이들은 당시 어디서든 늘 맨 앞줄에 섰고, 따르는 이들에겐 동기와 귀감 그 자체였다. 

 

명진스님은 “권력에 타협하지 않고 스스로 정한 길을 걸어가는 백기완 선생님을 항상 존경했고, 선생님도 나를 좋아해 주셨다. 일평생을 스승으로 모시고 살았다”라고 백 선생을 회상했다.

 

명진스님은 MB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청와대가 개입한 불법 사찰을 당한 바 있다. 2010년 부인과 아이 둘이 있고 고가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는 헛소문이 나돌고, 따르던 신도들이 돌아서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때 가장 먼저 달려온 이가 백기완 선생이었다. 명진스님은 “2017년 50년을 몸 담았던 조계종에서 승적을 박탈당하자 백 선생님이 50분이 넘는 사회 원로들을 설득해 ‘명진스님 제적 철회를 위한 원로모임’을 만들고 좌장까지 맡아주셨다”라고 고마운 인연을 떠올렸다.

 

 

이어 “나뿐 아니라 많은 후배들의 어려움에 눈 감지 않고 선봉에 나서 도와주셨다. 현재 많은 국회의원, 장관들과의 인연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정작 문제가 생기면 백기완 선생님과 같은 어른을 앞장 세웠던 이들은 명절, 생신 땐 인사 한번 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우리 곁에 계실 때 찾아뵈어 인사드리고, 꾸지람도 들어야 하는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백기완 선생의 49재이자 백기완 선생님의 새긴돌 세운 날인 6일 행사에서 민중비나리를 올린 명진스님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어렵고 힘들고 고통받는 이들, 노동자와 비정규직, 농민, 가난한 이들만을 위해 살아온 백기완 선생님의 정신은 돌에 새길 수 없다. 우리는 우리 가슴에 빠짐없이 새겨야 한다”라며 “이제 그 정신을 계승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노력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명진스님의 가슴엔 이날 유난히 백기완 선생의 목소리가 울린다고 했다.

 

“나만 보면 웃으며 그러셨어요, ‘우리 명진스님은 깡패 스님이야’라고. 이제 선생님께 답을 드립니다. “선생님이 바라신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우겠습니다. 계속해서 깡패 스님으로 살겠습니다.”

 

[ 경기신문 = 노해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