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 간 회동이 윤 전 총장 입당에 대한 양측의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과 권 위원장은 전날(3일) 저녁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약 90분간 첫 만찬 회동을 갖고 입당 여부와 시기 등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수행원 없이 일대일 독대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회동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와 제1야당 대외소통채널의 상견례로, 회동 주제가 국민의힘 입당 문제와 관련된 것이어서 정치권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회동에서 윤 전 총장은 "보수니 진보니 하며 서로를 배척하고 적대시하는 정치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국민은 서로 크게 다르지 않은데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립과 갈등, 편 가르기를 조장해 온 면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상식의 눈높이에 정치권이 맞추어가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그 출발점은 이 무도하고 뻔뻔스러운 정권을 국민들이 심판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권 의원의 입당 요구에 "국민주권을 되찾자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염원하는 모든 국민과 정치세력은 당연히 하나로 뭉쳐서 시대적 소명을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점에서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된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최대한 많은 국민이 참여하고 지지해서 승리해야만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은 큰 틀에서 ‘입당 공감대’를 이뤘으나 구체적인 입당 시기를 놓고는 줄다리기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경선이 시작되기 전까지 우리와 함께하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며 "윤 전 총장은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많은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국민의힘 관계자를 만났다고 바로 입당 얘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신중론을 고수했다. '조기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런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은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입당을 촉구하는 '러브콜' 단계에서 '입당 논의'로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양측은 수시로 소통하며 입당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 경기신문 = 정영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