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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준의 경기여지승람(京畿輿地勝覽)] 19. 성남사람의 애환이 흐르는 단대천과 산성대로

 

단대천(丹臺川)은 남한산성 지화문(남문)에서 발원하여 단대오거리와 종합시장, 풍생중고등학교를 지나 탄천으로 흘러 든다. ‘단대천’은 교통량 급증으로 1998년 복개돼 8차선의 중앙로가 만들어지고, 지하에는 ‘낭만과 사랑’을 의미하는 분홍색 지하철 8호선이 달린다.


그리고 독정천 복개 때 추진하다 실패한 지하상가가 단대천 복개 때 이루어진 것이 ‘중앙지하상가’다. 중앙로는 도로명 주소를 만들면서 ‘산성대로’가 됐다.

 

 
지화문 앞 계곡의 물은 맑고 시원해서 여름이면 피서객이 북적거렸다. 남한산성 유원지라고 불렸던 지금의 산성공원에는 어린이 놀이시설도 있었고, 근처에는 ‘장마담집’ 등 천막으로 지어진 닭죽집이 얼기설기 놓여있었다. 개천 오른쪽에는 ‘서울보건전문대’를 짓다가 망해서 포기했다는 시멘트 건물이 흉가처럼 있었는데, 지금은 어엿한 을지대학교 본관 건물이다.
 
은행동과 산성동 일대는 모두 단대리였는데, 시 승격 이후 지금과 같은 동이름이 됐다. 단대천은 은행2동 방향에서 흘렀고, 양지동 방향에는 왕복 차선이 놓여있었다. 시장, 학교, 병원 등 비교적 큰 건물은 은행2동 쪽에 있었다. 단대천은 논골천을 만나면서 폭이 넓어지고, 왼쪽으로 상원초교와 성남시 최초 종합병원인 양친회병원(현 중앙병원)이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법원·검찰청과 전화국을 지나 구종점(단대오거리)에 도달한다.

 


개천가에는 버드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고, 은행동과 맞은편 단대동·논골 마을을 잇는 건 듬성듬성 놓여진 시멘트 다리와 골탄 먹인 나무다리였다. 버드나무 하늘거리는 모습을 담은 단대천은 구종점에서 신구대학교 위쪽 계곡에서 발원해 금광 1·2동 사이로 흘러온 금괭이천(복개)과 만나면서 더 넓어 진다. 단대오거리는 옛날부터 주막거리가 있었던 곳이다.
 
구종점을 지나면 성남시 초창기의 주민들 생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제1공단(삼영전자, 풍국산업, 빠이롯트, 대영자전거, 고려인삼 등), 그리고 한신코아(현 세이브존), 희망대(한일은행)사거리(현 우리은행사거리), 성남우체국을 거쳐 흐른다. 노동부 성남지청이 사거리 오른쪽에 있다가 야탑동으로 이전했다. 제1공단 부지는 시립박물관이 건립 중이고, 법조단지가 들어 올 예정이다.

 

 
1980년대 후반 단대천변에는 만들어진 주차장에는 밤이면 300여 개의 포장마차가 불야성을 이루었다. 포장마차 단지의 불빛에 반해 성남으로 이사를 와서, 밤마다 하루 두세 곳을 순례하며 야식을 즐긴 사람도 있었는데, 퇴근 후 직장인들의 훈훈한 생활공간이 복개공사로 사라지고 말았다.
 
1980년대와 1990년대의 종합시장과 중앙극장 부근은 사람에 떠밀려 발걸음을 옮겨야 할 정도로 번화했다. 성호시장은 광주대단지 시절, 단대천 둑에서 노점으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장이다. 성호시장 사거리를 지난 물줄기는 곧 풍생중·고등학교와 만난다.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릴 경기도체전을 대비해 단대천 복개와 비슷한 시기에 대규모 숙박시설이 풍생중고 맞은편에 들어섰다. 모란 사거리엔 수진동과 성남동을 잇는 제법 큰 다리가 있어 모란민속 5일장을 오가는 이들의 왕래를 도왔다.
 
단대천은 성남 원도심 시민들 대부분의 결혼식을 치뤄낸 모란예식장을 지나고, 공군비행장 터에서 이사 온 둔전교회(1904년 설립)를 지나면서, 단대천을 떠나 어머니의 품, 탄천을 만나 한강으로 흐른다. 장마철마다 익사사고가 사람들 가슴을 아프게 하기도 했던 단대천은 성남사람들의 애환을 품고 흐르는 냇물이다. (이 글은 산성동 원주민이던 전주용 님의 기억이 큰 도움이 되었다.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 경기신문 = 김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