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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의 온고지신] 출사표

 

2022년 3월 9일은 차기 대통령 선거일이다. 225일 남았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5000만 씨알들과 8000만 민족 전체의 삶과 내용, 낱낱의 개인들과 공동체의 안위에 지대한 영향력을 갖는다. 뿐만 아니라, 소위 G8의 일원이 됨으로써, 지구촌 전반에도 비중 높은 인물이 된다. 과연 누가 될까?

 

솔직히 말하면, 지금 장부에 이름 올리고 뛰는 이들 대부분 마치 '전국상인연합회'의 회장 자리를 놓고 다투는 듯하다. 하기야, 당선만 되면 100만 명의 공무원들이 하던 일 그대로 하고, '여의도'는 변함없이 잘 굴러갈 텐데 무슨 문젠가? 취임하면 가장 먼저 공약들을 손본다. 캠페인 기간에 마구 던졌던 '뻥카'들은 섞어찌개 식으로 합치거나 과감히 폐기하면 되는 것. 야당이 따지고 들면, 겸손 떨며 사과하면 된다. '허니문 기간' 타령하는 기특한 기레기가 반드시 나오니 걱정할 것 없다.  

 

특급 장사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언동으로 목적을 이룬 다음, 주판 튀겨서 이문이 큰 쪽으로 말을 바꿀 줄 아는 자다. 그래서 개나 소나 닭이나 다 나와서 구세주처럼 약을 파는 거다.

나와 동지들은 요즘 대선 도전자들의 저질 행태에 역겨움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y와 c가 특별히 심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저 무능·위선·과욕의 인물들과 다른 가상의 '출사표'를 써봤다. 나의 가치관과 득표전략을 드러낸 셈이다.

 

"인류는 기후위기를 심화시킨 대가로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이 상징하듯 멸종을 우려하는 처지가 되었다. 대한민국은 이에 너무나 안이했다. 시간이 없다. 과장 없이 풍전등화다. 국정 핵심 과제는 아래와 같다.
 
1. 이 절체절명의 기후재앙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드는 일에 정치생명을 건다. 

 

2. 그 거대 난제 해결을 위해 우리는 유럽연합 수준의 탄소중립 목표를 국정 제1과제로 설정하고, 인력 예산 정책 전담 부총리를 둔다.


3. 공로자에 대한 파격적인 포상과 지원을 한다. 부자증세를 병행한다. 이 위기로 인한 경제 위축의 하위 피해계층은 국가가 보호한다. 


4. 임기 내에 대학 서열화 없애고 무상교육을 실시한다. 병역은 모병제로 전환한다.


5. 중대재해법은 최초 입법취지대로 바로잡는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제를 실시한다.


6.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은 남북공조 아래 미국과 주체적으로 협상하여 정상화한다. 


7. 독도문제·위안부 문제 등 한일관계 현안들 역시 남북공조로 대처한다.


8. 공공주택은 민간건설사의 반값으로 공급한다. SOC(사회간접자본)의 민영화는 없다.


9. 영유아 학대자는 감형과 사면이 없는 중형으로 사회에서 격리한다. 세 자녀 가정은 세금혜택 및 취업시험에서 가점을 준다.


10. 총리는 40대로, 장차관과 정부 100대 주요 직책은 성비 5:5로 배치한다."

 

한 무명 시민이 겨우 한 시간 궁리한 내용이다. 대통령은 대장부 풍모의 리더가 기본 아닌가. 불량식품 가게 주인들처럼 그게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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