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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팩트'·SBS '재미'·MBC '참사'…올림픽 중계 중간점검

전반적으로 시대정신 뒤떨어진 해설 비판받아…젊은 층은 온라인으로


 

2020 도쿄올림픽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중계 경쟁에 나선 지상파들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먼저 공영방송을 대표하는 KBS는 비교적 팩트와 전문성을 강조한 해설로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KBS는 1TV와 2TV 두 개 채널을 활용해 가장 많은 종목을 중계하고, 해설진도 신예와 베테랑을 적절하게 조합해 팩트 위주의 품격 있는 해설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65명의 방송단을 도쿄 현지에 파견한 것도 중계 완성도를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

 

특히 송승환 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을 내세운 개회식 해설이 굉장히 전문적인 동시에 안정적이었다는 호평을 받으며 타사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종목별로도 야구 박찬호, 축구 조원희, 양궁 기보배, 여자배구 한유미 등이 나서 기쁨과 아쉬움의 순간을 국민과 공유하는 데 기여했다.

 

SBS는 민영방송으로서 입담 좋은 전문가들을 발탁하고 배성재 등 인기 캐스터를 내세워 박진감 넘치고 재밌는 해설을 선보이며 일부 종목에서 선전하고 있다.

 

축구 최용수, 야구 이승엽, 골프 이보미, 수영 정유인, 배드민턴 이용대, 탁구 현정화 등 화려한 해설진 라인업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다. 특히 연이어 금메달 획득 낭보를 전한 양궁 경기는 박성현-박경모 부부가 해설에 나서 3사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내기도 했다. 또 역시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였다.

 

아울러 3사 중 뉴미디어 플랫폼이 가장 발달한 방송가답게 도쿄올림픽 특집 사이트 실시간 중계와 SBS 뉴스 채널의 하이라이트, 출전 선수들의 단독 인터뷰, 신예 스타 선수를 소개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반면, MBC는 개회식과 일부 종목 중계에서 부적절한 화면과 자막을 사용해 국내외적에서 비판받으면서 '참사' 수준의 중계사를 남기게 됐다.

 

개회식 때 우크라이나 선수단 입장 시 체르노빌 원전 사고 사진을 사용한 것과 더불어 남자 축구 한국-루마니아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한 마리우스 마린 선수를 조롱하는 듯한 자막 "고마워요 마린"을 노출했다가 외신에서도 비판 보도를 하자 박성제 MBC 사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MBC는 축구 안정환, 야구 허구연, 펜싱 남현희 등과 재밌는 중계에 나섰지만 '참사' 수준으로 일으킨 물의가 다른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말았다. MBC는 스포츠국을 자회사로 이관한 후 처음 치른 올림픽에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 중계 때 일부 국가를 소개하며 비하성의 부적절한 문구를 썼던 과거를 고스란히 되풀이했다. 이번엔 세계적으로 소셜미디어가 발달한 터라 타격이 더욱 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MBC의 잘못이 이어지자 시청률은 더 상승곡선을 그렸다. 안정환의 입담 등이 견인한 덕분도 있지만 '또 사고가 있을까' 하고 매의 눈으로 감시하는 시청자가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다.

 

물론 MBC가 큰 물의를 일으켰지만 이번 문제를 계기로 국내 스포츠 중계 문화 자체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MBC뿐만 아니라 다른 지상파 해설진도 박진감 넘치는 중계와 경쟁심을 자극하는 흥미 위주의 멘트에 집중하다 보니 아슬아슬한 수위의 발언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개발도상국 등 선수가 나올 때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듯한 발언은 올림픽 정신은 물론 시대 정신과도 한참 동떨어진 만큼 모두가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편, 젊은 세대를 겨냥한 네이버와 웨이브 등 온라인 경기 중계도 특수를 누렸다. 웨이브는 대회 기간 동시 접속자가 평소의 최고 5배 증가하기도 했다.

 

최근 포털사이트에 게재되는 스포츠 기사에 댓글이 거의 제한된 상황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단체 관람이나 거리 응원도 할 수 없는 젊은 세대들이 온라인 플랫폼의 실시간 응원 코너를 활용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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