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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종식 “지경학 바탕으로 한 남북경제특별구역 실현이 목표”

8월 23일 신간 ‘지경학의 이론과 실제’ 출간
30년간 금융인으로 종사→북한대학원대학교서 공부 마쳐
남북관계, 경제적 통합 우선하는 지경학적 시각으로 접근

 

“세상을 바라보는 데 여러 가지 시선이 있을 수 있지만 한쪽에 편향되면 제대로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경학을 들여다보고 이해한 뒤 자신의 생각을 다듬어 발전시키면 어떨까요?”

 

8월 23일 인생의 첫 책을 출간한 임종식은 남북관계를 ‘통합지경학’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지난 30년간 금융인으로 지내온 그가 쓴 ‘지경학의 이론과 실제’는 지리적인 위치 관계가 정치, 국제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지정학(geopolitics)이 아닌, 다소 생경할 수 있는 지경학(geoeconomics)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 집중해서 글을 쓴 시간은 2년, 전체적인 준비까지 4년을 공들인 시간 동안 우여곡절도 있었다.

 

 

저자는 “2018년 해빙무드가 된 남북관계를 보며 향후 경제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다음 해에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다. 처음엔 다른 주제로 구상했는데 ‘만만치 않겠다’싶어 다른 방향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제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 초안의 3분의 1 정도 분량을 과감히 포기했던 때가 가슴 아팠다는 그는 ‘왜 남북관계는 수십 년 동안 온탕과 냉탕을 오갈 수밖에 없는가?’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의문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임종식은 “의문이 생기던 찰나에 지경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를 접하게 됐다. 지경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과거 70년 이상 지정학적인 틀에 갇혀 남북관계를 바라보고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려고 하니 한계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도중 저자는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공부하던 때인 2017년 당시에 썼던 글 한 편을 꺼내 보여주었다. 그 글에는 ‘1학기를 마치고 2학기를 등록할 것인가 말 것인가 결정해야 하는 순간, 나에게 마음 깊이 자리 잡은 내면의 소리가 다가왔다. 북한 배움의 진정한 목적에 대한 성찰이었다’고 쓰여있었다.

 

 

입학 면접관 앞에서 북한의 금융을 연구해 통일금융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던 그는 생각했던 북한의 금융시스템이 달라 한때 방향을 잃었지만, 오히려 북한과 사회주의 전반에 대해 폭넓게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이처럼 북한에 대한 이해와 30년간 금융인으로 종사해온 경험과 연륜이 ‘지경학의 이론과 실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통일의 개념을 분단된 영토를 하나로 합친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시각으로 볼 수 있지만 두 개의 주권체가 정치적으로 하나가 되려면 주도권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부연한 임종식은 경제적 통합을 우선하는 지경학적 통합을 새로운 남북관계 수립의 목표로 제시했다.

 

책에서 제안한 ‘남북경제특별구역의 설치와 운영’에 대해서는 “갑자기 전체를 통합한다는 것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일이다. 경제통합을 위해 실험테스트 구역을 만들어 일정 기간 운영해보자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 첫걸음으로 책을 출간하게 됐다는 저자는 “마치 면접을 앞둔 신입사원 지원자처럼 설레면서도 두려운 마음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묵은 체증이 빠져나간 것처럼 몸과 마음이 가볍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30년 넘는 직장생활을 마치고 제2의 인생을 걷고 있는 그의 곁에는 가족들의 든든한 응원이 있었다.

 

임종식은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니 다들 깜짝 놀랐지만 아내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줬다. 양가 부모님 중에 장모님만 살아계신데, 믿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힘을 받아 도전하게 됐다”며 가족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그동안 자신과 가족을 위한 삶을 살았다면, 앞으로는 사회를 위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그는 “꿈이 있다면 제안한 통일구역을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실천적인 일을 해나가는 것”이라며, “정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뜻이 맞는 분들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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