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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응 해호건설 대표 "미세먼지 자동저감 시스템으로 클린 서구 앞장"

친환경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성장세 지속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해호건설㈜은 각종 시설물 유지·보수를 전문으로 하는 중소기업이다. 서구 원창동에 본사 사무실을 갖췄고 경서동에는 시설·장비 생산을 위한 공장을 운영 중이다.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태응(41) 대표는 지난 2007년 처음으로 ‘해호건축설비’라는 개인사업자를 냈다. 주로 건축물 등에 들어가는 물탱크 설비를 했고, 이후 2010년 사업영역에 금속 구조물 영업을 추가했다. 2년 만인 2012년에는 창호·샤시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사업 영역이 다각화되면서 어느 정도 회사의 기틀이 마련된 2016년에는 개인사업자 범위를 벗어나 해호건설㈜이라는 법인을 설립, 건설면허를 취득하기에 이른다. 이 때부터 대기업·중소기업 등의 창고와 각종 건물 시설물을 전문으로 유지·보수하기 시작했다. 법인 전환 이듬해인 2017년에는 조달청 등록 후 관급공사 입찰에 첫 참여했고, 국내·외 일감을 수주했다.

 

해호건설은 인천에서 자리를 잡은 뒤 안정적인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법인 전환 첫 해인 2016년 매출은 4억 5000만 원, 영업이익은 280만 원이었다. 이후 1년 만인 2017년 매출은 8억 3000만 원으로 껑충 뛰었고, 영업이익도 1400만 원으로 본격적인 흑자를 내기 시작한다.

 

2018년에는 매출 9억 원, 영업이익 2100만 원을 기록했고, 2019년과 2020년에도 각 10억 원의 매출을 유지하며 지속적인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해호건설, 미세먼지 저감장치 ‘미스트폴’ 개발...제2의 도약 꿈꿔

 

업력 14년 차인 해호건설은 법인 전환 이후 최근 또 한 번의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아이디어를 구상한 비산먼지 저감장치 시설 ‘미스트폴’이 올해 특허등록 절차를 밟았기 때문이다.

미스트폴은 겉보기에는 가로등과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다. 다만 전등이 달려있어야 하는 자리에 물 분무 장치가 대신 붙어있다.

 

가장 큰 특징은 미스트폴 자체에 미세먼지 측정기가 함께 구성돼 필요할 때 스스로 물을 내뿜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내장된 측정 장비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고 그 신호를 맨 위에 달린 분무장치로 보내 자동으로 물을 분사하는 구조다. 분무 장치는 120도로 회전되며 물이 도달하는 거리는 20m에 달한다. 물 분사 방향으로 약 800㎡의 범위가 영향권에 들어가 비산먼지를 효과적으로 잡아줄 수 있다.

 

아울러 미스트폴 기둥에는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는 LED 전등이 달려있어 가로등 역할을 겸하기도 한다. 이밖에 미세먼지 측정값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현재 수도권매립지 근처의 한 산업·건설폐기물 처리장 입구에 해호건설의 미스트폴 3대가 시범 설치돼 운영 중인 상태다.

 

 “인천 서구에서 시작한 회사, 환경 친화적 제품으로 함께하겠습니다.”

“회사의 시작과 현재가 서구에 있습니다. 서구의 가장 민감한 문제인 ‘환경’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김태응 대표는 우연한 계기와 서구의 특성이 합쳐져 미세먼지 저감장치 시설인 미스트폴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설물 유지·보수를 전문으로 하면서 목재를 다루는 거래처에 물 분사장치를 설치한 일이 있었다”며 “이 장치는 당초 비닐하우스 내부 식물 재배시설 등에서 쓰이는 설비였지만 목재에서 나오는 먼지를 잡는 데도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 현장에서 물이 분사되니까 실제로 공기 중에 날리는 먼지의 상당 부분이 해결됐고 실무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며 “여기서 착안해 먼지를 측정하고 기계 스스로 물이 나오도록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평소 사업을 하며 추진력이 있다는 소리를 듣던 그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즉시 실행에 옮겼다. 가장 먼저 집에 있는 선풍기를 회사로 가져왔다. 그리고 선풍기를 분해해 미세먼지 측정기와 연결했다. 미세먼지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선풍기가 작동되는 원리다. 김 대표가 앞에서 담뱃불을 켜자 곧바로 측정기가 작동했고 선풍기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실험으로 1차 검증을 끝낸 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특히 회사가 자리를 잡고 수십 년 간 운영을 이어온 서구에 집중했다. 서구는 수도권매립지를 비롯해 각종 폐기물 시설이 들어서 있어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 가장 민감한 지역 중 하나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시설물 유지·보수 업무를 하다보면 인천 곳곳을 다니게 된다. 특히 서구에는 공장 시설과 창고가 밀집해 거래처가 많다”며 “자연스럽게 주변 지역의 이야기를 들으며 비산먼지 등에 대한 민원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스트폴 개발을 하면서 수도권매립지 수송도로를 끼고 있는 사월마을을 떠올렸다. 그 근처에 산업·건설폐기물 처리장이 있는데 처리장 입구에 미세먼지 저감장치 시설을 설치하면 주변 지역 주민들이 직접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달 초 사월마을 앞에 있는 산업·건설폐기물 처리장에 미스트폴 3대가 시범 설치됐다. 미스트폴은 폐기물을 실은 차량이 오가거나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질 때 자동으로 물을 분사하고 있다.

김 대표는 “비산먼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은 물을 뿌리는 것이다. 또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자동 분사 시스템을 구축하면 합리적인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장치에서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미세먼지 농도를 서구와 공유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미세먼지 측정을 위해 그 동안 별도로 나가던 측정기 유지·보수 비용까지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물을 분사하는 시스템 특성상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 사용이 일부 제한되다는 문제가 숙제로 남아 있다. 현재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품을 개선하고 있는 만큼 향후 ‘클린 서구’에 맞는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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