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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영화감독이 성폭행" 고소인, 경찰에 녹취록 증거 제출

"성폭행 정확 기억" 피해 주장…녹취록 속 감독 "혼자 자는데 들어와" 반박

유명 영화감독에게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여성이 최근 그와 이번 사건을 주제로 대화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경찰에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고소인 A씨는 지난 7월 감독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분명히 그 호텔에서 제 팔을 잡아끌고 침대로 저를 데리고 간 것, 그 성폭행 부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B씨는 "저는 왜 반대로 기억하고 있나"며 "(호텔방에서) 혼자 자고 있는데 A씨가 들어온 걸로 기억하는 건, 그럼 가짜를 기억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받아쳤다.

 

B씨는 A씨가 자신에게 먼저 접근했다는 취지로 말하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A씨는 "이 이야기(성폭행)를 전화로 할 수 없고,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사과를 받고 싶다"고 거듭 요구했다.

 

이에 B씨는 "지금 이동 중이니 다시 연락을 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이 성폭력 관련해서는 A씨도 잘 아시지만, 민감하잖아요"라며 "하루아침에 기사가 나오는 순간 저는 박원순이나, 말씀하신 김기덕이나 이런 사람이 되겠죠, 그렇죠"라고 되묻기도 했다.

 

과거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가해자로 지목돼 비판을 받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고 김기덕 감독의 처지를 자신의 상황에 빗대 언급한 것이다.

 

A씨의 법률대리인은 이 같은 대화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A씨 측은 "B씨는 통화에서 간음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오히려 A씨가 B씨 방에 찾아왔다는 거짓 변명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녹취록 속 대화 내용에 대해 "사람을 만나려 이동하는 와중에 경황없이 전화를 받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무방비 상태에서 18년 만에 전화를 받았고, 사과하라는 말에 대응하다 보니 나온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경찰은 고소장과 녹취록 내용을 검토한 후 이들을 차례로 조사할 방침이다.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B씨는 조만간 A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과 협박, 무고 등 혐의로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맞고소할 예정이다.

 

앞서 해외에서 사업을 하던 A씨는 2003년 10월께 현지를 찾은 B씨로부터 호텔 방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며 강간치상 혐의로 서대문서에 지난달 27일 고소장을 냈다.

 

A씨는 2018년께 국내 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미투' 운동을 접한 뒤 피해 기억에 시달리며 정신과 치료를 받다 올 초 귀국해 B씨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받지 못하자 고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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