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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MB 소송비 대납 사건···“윤석열과 한동훈이 덮었다”

‘에이킨검프’ 소송비 대납사건···“삼성은 기소되고 현대차는 유유히 빠져나가”

 

윤석열 후보와 한동훈 검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송비를 대납한 현대자동차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무마해 줬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지난 2009년, 자신이 BBK에 투자한 140억 원을 회수하기 위해 김경준 전 BBK 대표를 상대로 미국에서 소송을 진행한다. 당시 소송을 대리한 미국의 법무법인은 ‘에이킨검프’로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사면을 대가로 500만 달러의 소송비를 대납했다. 결국 법원은 삼성이 대납한 변호사 비용이 이건희 회장의 사면을 대가로 제공한 뇌물이라고 확정하고 이건희 회장을 지목했으나 당시 이건희 회장이 의식불명 상태로 병상에 있었기 때문에 사건은 기소중지됐다.

 

문제는 삼성의 대납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760만 달러를 MB의 소송비로 대납했다고 의혹을 받고 있었던 현대자동차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다스 관련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2018년 2월 15일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검찰에 소환돼 포토라인에 선 반면,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도록 포토라인에 서지 않는 배려까지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았던 ‘채양기 씨’

 

 

“화가 무지하게 나는데요, 이거 안하면 내가 양재동을 엎어버리고 다른 건도 다 깔꺼에요. 에이킨 검프고 변호사고 지금 회장님 조사받고 있는 것도 전부 까서 다른 딜을 하려고 그래요”.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인 채양기 씨의 대화 녹취 중 일부분이다.

 

1953년 생인 채양기 씨는 조선대 법학과를 수석 입학하고 1978년에 현대차에 입사해 현대 오토넷 인수와 현대글로비스 상장 등 현대차의 자금과 대정부 업무에 정통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채양기 씨와 오랫동안 내연관계를 유지했던 제보자 A씨는 “채양기 씨는 정몽구 회장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무실을 쓸 정도로 신뢰가 돈독했다”면서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 글로비스를 통해 채 씨가 비자금을 관리했으며 비자금은 언제라도 쓸 수 있도록 사무실 벽 사이 금고에 비치해 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채양기 씨가 비자금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정몽구 회장과의 신뢰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면서 “당시 채 씨가 내연녀들과 함께 마카오를 수십 차례 오가고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3채를 현금으로 매입하는 등 재력을 과시하자 비자금 유용에 의심을 품은 정몽구 회장이 채 씨를 정리했으며, 이때 채 씨가 ‘감히 나를 짤라’라며 앙심을 품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5년 12월 현대의 물류회사인 글로비스는 내부 직원의 공익제보로 시작된 비자금 수사가 점차 확대되며 당시 현대차의 총괄기획본부장이었던 채양기 씨도 수상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채 씨가 수사선상에서 벗어나자 수사팀에 비자금 조성내역을 알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본인은 혐의에서 벗어나는 일종의 ‘플리바게닝’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결국 정몽구 회장은 구속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글로비스 비자금 사건을 담당했던 팀장이 당시 대검중수부장이었던 박영수였으며, 수사에 투입된 검사가 바로 윤석열과 한동훈 검사였다는 사실이다.

 

연대 취재진의 최영민 감독은 “박영수는 전남 목포 출신 1952년 생으로 전남 함평 출신의 1953년 생인 채양기 씨와는 상당한 유대감이 형성됐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둘은 골프를 같이 치거나 식사자리를 종종 가졌으며 박영수가 지인의 현대차 관련 사업을 채 씨와 의논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보자 A씨는 “채양기 씨가 내연녀들과 도피생활을 하던 중에도 검찰이 위치 추적을 통해 동선을 미리 파악했지만 이를 문제 삼지 않을 만큼 박영수는 의리(?)있는 사람이라고 전해 들었다”면서 “비자금 수사 당시 언론은 채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보도했지만 실제로는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고 박영수가 압수수색에 대한 정보까지 채 씨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에이킨검프 소송비 대납사건···“삼성은 기소되고 현대차는 유유히 빠져나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과거 적폐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면서 ‘에이킨검프’ 소송비 대납사건이 불거진다.

 

수상한 점은 삼성만 기소가 되고 삼성보다 더 많은 자금을 대납했던 현대차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윤석열과 한동훈 검사에게 채양기 씨가 영향력을 발휘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되는 대목이다.

 

 

한편 연대 취재진은 현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인 채양기 씨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했으나 채 씨는 당시 자신을 직접 조사했던 한동훈 검사만 알뿐 윤석열은 잘 알지 못하며 박영수는 서울대 과정에서의 안면만 있을 뿐 개인적인 친분은 거의 없다고 답변했다.

 

[ 경기신문 = 심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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