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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보건소로 출근 중인 김정식 인천 미추홀구청장...방역상황 챙겨

"방역 외에 다른 없무 우선일 수 없어...총력 다할 것"
"서로의 마음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 무엇보다 필요"

 

 “보건소로 출근하는 이유요? 여기서 제가 할 일은 일선 방역 현장에서 뭐가 필요한지 직접 눈으로 보고 빠르게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주는 것이죠. 부서 간 협업이나 인력지원과 같은 일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제 역할입니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지난 12월 24일 아침, 미추홀구보건소에서 만난 김정식 미추홀구청장은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길게 늘어선 줄을 바라보고 있었다.

 

김 구청장은 14일부터 아예 보건소로 출근을 하고 있다. 집무실은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고 했다. 보건소장실 한 켠에 앉을 곳을 두긴 했지만, 실제로는 보건소 곳곳을 둘러보고 선별진료소 상황을 지켜보느라 거의 앉아있지 않는다고 했다.

 

이렇게 구청장이 직접 나서자 늘어지는 방역 상황에 느슨해질 법도 했던 직원들도 다시 한 번 힘을 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 구청장은 “우리 모두가 역사상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인 만큼 현장에서의 대응 시스템 구성이 원활하지 못할 수도, 그것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을 수도 있다”며 “필요한 지원상황이 무엇인지 신속하게 챙겨보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현재 보건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인력이다.

 

선별진료소 운용은 물론 검체 전달, 각종 방역활동과 재택치료자 관리와 함께 보건소로 끊임없이 밀려드는 전화조차 제대로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 구청장은 보건소 출근에 앞서 미추홀구 전 직원에게 편지를 보냈다. 김 구청장은 편지에서 “또다시 보건소로 인력을 파견해야 한다”며 “직원들의 불만과 우려를 잘 알고 있지만 지금 이 사태를 막지 못하면 우리에게 더 나은 미래는 없을지 모른다”고 했다.

 

이어 “파견을 가는 직원들의 마음과, 그 업무를 대신 맡아야 하는 직원들의 마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손을 보태줬으면 좋겠다는 보건소 직원들의 마음까지, 서로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해야 하는 순간이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자신의 보건소 출근 기한을 ‘무기한’이라고 답했다.

 

김 구청장은 “지금 다른 행정업무나 각종 사업들이 코로나19 방역 관련 업무보다 우선할 수 없다”며 “연말연시를 고비로 보고 방역활동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장이 방역 최전선으로 아예 출근을 하는 것은 김정식 구청장이 처음이다. 김 구청장은 보건소로 나오자마자 인력 충원 및 재배치는 물론 각종 장비와 시설을 늘리고, 검사 대기자들을 위한 방한시설 설치까지 완료했다. 보여주기가 아니라 필요한 지원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실무적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방역이 최우선, 모든 행정력을 집중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연일 7000명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데다 인천 역시 하루 4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미추홀구도 하루 40~70명대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관내에 있는 모 교회 목사부부로 인해 오미크론 확산 근원지로 주목받기도 했다. 특히 종교시설이 많은 미추홀구 입장에선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형편이다. 여기에 최근 학교를 중심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확진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등이 급증하면서 미추홀구 보건소와 구 안전총괄과 등 코로나19 방역 최일선에 있는 부서는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구는 보건소에 김호석 시민공동체과장과 이은란 학익1동장 등 간부공무원과 함께 교육파견에서 돌아오는 6급 4명 등 모두 10명을, 안전총괄과에도 2명을 긴급 추가 파견하기로 했다. 또 구청 전부서에서 각 1명씩을 차출해 3개월 간 보건소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김정식 구청장은 “지금 최우선순위 업무는 코로나19 방역외에 다른 것이 있을 수 없다”며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세심한 배려의 마음들이 모이다

 

보건소로 출근한 김정식 구청장 눈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PCR검사를 위해 길게 줄을 선 주민들이었다. 추운 날씨에 떨고 있는 어르신이나 엄마를 부둥켜안고 있는 어린이들도 보였다. 최근 4차 대유행에 따라 검사자가 늘어나면서 대기시간도 길어지고 있는 터였다.

 

김 구청장은 “방한대책이 필요해 보였다”며 “검사 인원이 늘면서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는데 기다리는 동안 조금이라도 추위를 덜 방법을 찾자고 했다”고 말했다.

 

미추홀구보건소는 결국 보건소 밖까지 늘어선 줄을 위해 간이 지붕과 바람막이로 구성된 차단벽을 인도에 세웠다. 온열기구도 일부 동원됐다.

 

이렇게 구청장이 직접 방역 현장에 나서자 주민들과 기업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주안4동 주민자치회는 손난로 3000개를 가져왔고, 도화2·3동 주민자치회와 학익1동 통장자율회도 보건소에 격려품을 전달했다.

 

용현1·4동 주민자치회는 100만 원 상당의 손난로를, ㈜정도E&C와 숭의동지역주택조합 주민협의회도 100만 원 상당 후원물품을 보내왔다. 21세기 애드는 150만 원 상당 후원물품을 전달했다.

 

미추홀구 보건소 관계자는 “최근 검사자도, 재택치료자도 늘었지만 그 만큼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분들도 늘었다”고 말했다.

 

김정식 구청장은 “코로나19로 2년여 동안 다들 힘들어하고 있지만 모두 힘을 합쳐 서로를 배려하면 분명 이겨낼 수 있다고 본다”며 “방역수칙을 지키고, 마스크를 쓰고, 백신접종을 하면서 정상을 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윤용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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