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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선진국서 탈락하나…1인당 GDP OECD 평균 아래로

엔화 가치도 5년 만에 최저치 하락…日 내부서 경고음 잇따라
日 전문가 "성장률 높이지 않으면 G7 자리 한국에 빼앗길 것"

 30년 가까이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이 1970년대부터 유지해온 선진국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일본 내부에서 나와 주목된다.

 

일본은 1964년 도쿄(東京) 올림픽을 전후한 눈부신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1975년 창설된 선진 7개국 모임(G7)의 창립 멤버가 된 이래 반세기 넘게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지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1990년대 발생한 버블 붕괴와 함께 찾아온 장기간의 경기 침체로 성장세가 급격히 꺾이면서 급기야 선진국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경고음이 일본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 日 1인당 GDP, OECD 평균 아래로…"선진국 탈락 직전"

 

어느 나라가 선진국이냐 아니냐를 한두 가지 기준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수출 품목의 다양성, 글로벌 금융시스템과의 통합 정도 등의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미국, 일본, 독일, 한국 등 39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본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노구치 유키오(野口悠紀雄·81)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는 최근 격주간 경제전문지 다이아몬드 온라인판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일본이 반세기 동안 유지해온 선진국 지위에서 탈락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대장성(현 재무성) 관료 출신인 노구치 명예교수는 일본의 1인당 GDP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밑으로 떨어졌고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일본이 선진국 탈락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도쿄 올림픽이 열리던 해인 1964년 OECD 회원국이 된 이래 1인당 GDP가 줄곧 OECD 평균을 웃돌았으나 1990년대부터 장기간의 경기침체를 거치면서 갈수록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회원국 평균 1인당 GDP를 1로 잡았을 때 일본의 1인당 GDP는 0.981이었다. 그러나 이때는 엔화 약세의 영향이 커서 일시적인 현상으로 간주했다.

 

일본의 1인당 GDP는 2016∼2019년에는 다시 OECD 평균을 웃돌았다가 2020년 다시 평균 밑으로 떨어졌다. 2020년 OECD 회원국 평균을 1로 잡았을 때 일본의 1인당 GDP는 0.939 수준이었다.

 

노구치 명예교수는 "2030년경이 되면 일본의 1인당 GDP는 OECD 평균의 절반 정도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일본은 어떤 정의에 의해서도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구치 명예교수는 일본이 1995년을 기점으로 정체 상태에 빠진 것과 달리 한국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1인당 GDP가 OECD 평균의 101.3%에 달했던 1973년만 해도 한국의 1인당 GDP는 OECD 평균의 10.4%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한국의 1인당 GDP가 OECD 평균에 거의 근접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일본과 한국·대만의 위치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성장률을 높이지 않으면 일본은 2030년경이면 선진국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 "노동생산성도 한국에 뒤져…G7 자리 빼앗겨도 할 말 없어"

 

일본이 선진국 탈락의 위기에 처한 가장 큰 원인은 버블 붕괴 이후 경제성장률이 급속히 둔화하면서 경쟁국들의 1인당 GDP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동안 일본은 제자리걸음을 했기 때문이다.

 

2010∼2020년 OECD 회원국 평균 1인당 GDP 증가율은 1.09배였지만, 같은 기간 일본의 증가율은 0.89배에 그쳤다. 2000∼2020년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OECD 평균 증가율은 1.66배, 일본은 1.03배였다.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오랫동안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한국에까지 노동생산성이 역전당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일본 내에서는 G7 회원국 자리를 한국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구치 명예교수는 노동생산성 지표로 일컬어지는 취업자 1인당 GDP가 2019년 기준 한국이 일본을 역전했다며 일본의 노동생산성은 G7 회원국 중 최하위라고 지적했다.

 

OECD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일본의 취업자 1인당 GDP는 7만8천293달러였지만 한국은 7만9천500달러였고, G7 회원국 평균은 10만3천338달러였다.

 

2013년 기준 일본의 취업자 1인당 GDP는 7만8천541달러였는데, 6년 뒤에는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일본은 30년 가까운 장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물가와 근로자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일본 경제의 견실성을 반영하는 엔화 가치의 하락세도 가파르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엔달러 환율은 1달러당 116.34엔까지 오르면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여타 경쟁국들보다 뒤처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달러 환율이 1달러당 120엔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구치 명예교수는 "일본의 노동생산성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13% 정도 낮다"며 "상상도 하기 싫지만 일본이 G7 회원국에서 쫓겨나고 그 자리에 한국이 들어가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1990년 중반 정보기술(IT) 혁명을 통해 경기하강 국면을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일본도 적극적 대응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