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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옥춘당’ 등 3권

 

◆ 옥춘당 /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120쪽 / 1만 3000원

 

그림책, 소설, 산문집 등 다양한 작품으로 독자와 소통해 온 작가 고정순의 첫 만화책으로, 2021 만화영상진흥원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며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알록달록한 무늬에 동그랗게 반짝이는 사탕, 옥춘당. 예쁜 외양과 달리 제삿날에만 맛볼 수 있는 사탕이다. 책은 작가의 기억 속에 살아 숨 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다.

 

할아버지 고자동 씨와 할머니 김순임 씨는 전쟁고아였다. 정 많고 따뜻한 할아버지는 낯을 많이 가리던 할머니에게 남편이자 유일한 친구였다. 두 손을 꼭 잡고, 늘 다정하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갑작스레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 곁을 떠났다. 남겨진 할머니는 조금씩 말과 기억을 잃어 가고, 또 다른 시간에 갇히게 된다.

 

책은 주로 색연필로 채색 돼 독자에게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전한다. 젊은 날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손을 꼭 잡고 마당에서 찍은 사진, 봉숭아꽃을 바라보는 장면, 알록달록 옥춘당과 함께 환하게 웃는 장면 등 여러 장면에서 붉은색을 사용해 행복함을 극대화했다. 이 붉은색은 후반부로 가면서 사라지는데,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겨진 할머니의 상황과 심정을 단조로운 색 표현으로 보여준다.

 

 

◆ 디어 마더 / 이춘숙, 정형민 지음 / 책담 / 296쪽 / 1만 8000원

 

그러고 보니 참 외롭고 쓸쓸하다. 이렇게 나 홀로 앉아서 무엇을 할까? 저 먼 곳에 가서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지나온 나의 시간, 어린 자식을 키우던 그 시절…. 이제 약 먹고, 잠이나 자면서 잊어야지. (‘봉화 산골 일기 2008~2013-일흔여덟 생일날’ 중에서)

 

자식들을 위해 평생 희생만 해 온 어머니는 다큐멘터리 감독인 아들에게 히말라야 여행에 동행하고 싶다고 한다. 아들과 함께 떠난 순례길. 길 위에서 어머니는 최고령 순례자이자 모험가이다. 책은 순례길 동반자인 올해 여든여덟을 맞는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다.

 

1부에서는 2014년-2015년 히말라야 순례와 2016년 미얀마 순례, 2017년 카일라스 순례 여정을 담았다. 순례에서 만난 다정한 사람들, 미얀마의 고대 유적 도시 ‘삐이’의 일출과 들녘 풍경, 바이칼 호수의 보름달과 끝없이 펼쳐진 몽골의 초원 등 사진을 함께 실었다.

 

2부에서는 어머니의 일기를 담았다. 산골에 사는 소박한 생활, 외로움과 한적함을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서운함, 고마움과 걱정을 보면 우리의 어머니 모습도 떠오른다. 또한 여행지에서의 고단함, 즐거움, 사람과 자연에 대한 감사의 순간도 표현했다.

 

 

◆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 하태완 지음 / 빅피시 / 336쪽 / 1만 6500원

 

‘모든 순간이 너였다’의 하태완 작가가 3년 만에 신작 에세이로 돌아왔다.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따뜻한 단어로 독자에게 위로를 건넨다.

 

책은 지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순간, 사랑을 잃고 헤매고 있는 날, 자존감이 떨어질 때, 인간관계가 벅찬 하루 등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힘든 순간마다 공감 가는 문장으로 마음을 다독여준다.

 

작가는 말한다. “힘내라는 말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는 요즘, 그럼에도 나는 고마워, 사랑해, 네가 활짝 웃었으면 좋겠어, 수고 많았어, 고생했어 같은 말의 힘을 여전히 믿는다. 여전히 살아낼 수 있게 하는 이유인 것 같아서”라고. 지쳐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해법은 어쩌면 다정한 단 한마디 문장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괜찮다’라는 주문을 스스로 되뇌인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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