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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각 계절에 어울리는 클래식이 있습니다

[신간] ‘내 마음의 클래식’

 

◆ 내 마음의 클래식 / 서기열 지음 / 반도 / 440쪽 / 2만 원

 

차이콥스키의 ‘사계’ 중 ‘6월’은 맑은 여름날의 뱃노래를 그린 곡이며,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은 소나기를 묘사한 음악이다. 그래서 겨울에 듣는 것보다는 여름에 들으면 훨씬 편하고 어울리는 곡들이다. 클래식을 듣는 계절이 따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마치 제철 음식처럼 때에 맞춰 들으면 훨씬 더 잘 어울리는 제철 음악도 있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어울리는 곡들을 묶었다. 요한슈트라우스의 왈츠 선율로 새싹들이 돋아나는 초록의 봄을 연주하고, 비발디의 음표로 한여름 시원하게 소나기가 쏟아지는 여름을 그려낸다. 낙엽이 떨어진 쓸쓸한 가을에는 브람스의 사랑과 고독을 전하며, 눈으로 뒤덮인 겨울엔 새봄에 대한 희망을 노래한다.

 

누구보다 클래식을 사랑하고, 클래식 알리기에 앞장서 온 작가는 ‘클래식은 행복이며 새로운 세계’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음악은 행복의 세계로 들어가는 언어라고 칭하며, 마음을 흔들어 놓지 못한다면 그 음악은 생명력이 없는 것이라고 전한다.

 

클래식 곡을 한 번 듣고 일생을 결정한 음악가들처럼 날카로운 운명의 감성은 지니지 못했어도 듣고 감동할 수 있다면 행복한 삶 아닐까요? ('프롤로그' 중에서)

 

클래식 음악은 대체로 길고 어렵다고 많이들 얘기한다. 되려 작가는 문화와 언어가 다른 음악가들이 오랜 세월을 거쳐 만든 많은 곡을 어떻게 짧은 시간에 다 듣고 이해할 수 있는지 반문한다. 요즘엔 다양한 FM 클래식 방송이 있고, 연주회장의 여건이 좋아졌음에도 여전히 높은 클래식의 벽에 아쉬움을 표한다. 하지만 작은 샘이 큰 바다로 모이듯 한 곡 한 곡 음악을 듣다 보면 어느덧 클래식의 바다에 도착해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품고 있다.

 

책은 이제 막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가진 초심자와 학생들을 위해 익숙하고 아름다운 악장부터 시작해 전곡을 소개했다. 연주가나 클래식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장르를 넘나들며 팝이나 영화 OST 등 다양한 음악을 다뤘다. 이를 통해 독자가 작품에 쉽게 다가가도록 구성했다.

 

또한 자신의 교향곡 각 악장에 제목을 붙였다가 듣는 이의 감성을 존중해 출판할 때 제목을 삭제했던 슈만처럼, 작가는 주관적 느낌을 배제하려고 애썼다.

 

작가는 책을 쓰며 "예술이란 보는 것이 아닌 보도록 하는 것 (Art is not what you see, but what you make others see)"라는 서양화가 에드가 드가의 말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래서 멜로디가 익숙한 곡이라도 전곡을 해설과 함께 들어볼 기회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책 곳곳 QR코드로 곡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독자가 책과 함께 보고 듣는 그 자리가 바로 자신만의 음악회장이 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기대가 책 속 음악마다 스며들어 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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