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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문득 세상 전부가 되는 누군가처럼’ 등 3권

 

◆ 문득 세상 전부가 되는 누군가처럼 / 박완호 지음 / 북인 / 104쪽 / 1만 원

 

1991년 ‘동서문학’으로 등단해 ‘김춘수시문학상’, ‘시와시학 팔로우시인상’을 수상한 박완호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이 출간됐다.

 

시인은 아프고 진지한 눈으로 세상을 탐색한다. 정해진 목표 없이 탐색하는 자세는 뜻밖의 발견, 혹은 기대 이상의 진실과 마주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차원을 전개하거나 현재 자신이 마주한 상황에 대한 사유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기도 한다.

 

시인은 ‘이사’, ‘그림자 붉은’ 등에서 생활 형태의 중대한 변화를 소재로 삼았고, ‘굴욕’, ‘비뇨기과 오전’ 등의 작품에서는 자신의 소소한 문제를 꺼내 보여주기도 한다.

 

‘시인 학교’에서는 “몰입해야 한다. 그저 쓰는 게 아니라/ 제대로 쓰기 위해서”라며 자기 자신을 다그친다. “너와 나를/ 더 힘껏 서로에게 밀어내야만 한다” 마지막 구절을 읽으며 앞으로 나올 박완호 시인의 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 별이 너를 사랑해 / 양광모 지음 / 푸른길 / 150쪽 / 1만 2000원

 

시집은 별과 꽃을 주제로, 생의 기쁨과 슬픔을 통과하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은 순간들을 담았다. 그리고 꽃을 심어 놓은 땅을 딛고, 수놓은 별을 바라보며 더 맑은 삶을 향해 나아가자고 말한다.

 

별에도 겨울은 찾아온다. 푸른별에도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눈이 쌓이고, 꽃이 진다(‘별에도 꽃이 진다’). 하지만 시인에게는 “안개 속 여정의 칠흑 같은 밤하늘을 밝게 비춰 준” 이들이 있다.

 

시인은 그들을 향해 사랑과 감사를 전하며, ‘별로’ 가진 것이 없어도 ‘별’로 사는 삶을 꿈꾸자고 말한다. 아픈 일, 슬픈 일, 차가운 일을 마주치는 날에도 별의 마음을 닮으려 별을 가슴에 품고 사는 시인처럼 말이다.

 

 

◆ 햇볕 쬐기 / 조온윤 지음 / 창비 / 152쪽 / 9000원

 

201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조온윤 시인의 첫 시집 ‘햇볕 쬐기’가 출간됐다.

 

작가의 시는 세상 모든 혼자의 곁을 지킨다. “누군가 반드시 들어주길 바라며/ 누구도 필요 없다고 외치는”(‘공통점’) 안타까운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혼자”(‘다른 차원에서 만나요’)라는 사실에 누군가 절망할 때, 그 절망은 혼자일 리 없다고 위로한다.

 

시인은 혼자라는 말 뒤에 숨은 사람들의 여린 마음을 모른 척 지나치지 않는다. 혼자를 결코 혼자로 남겨두지 않기 위해, 자기 안에 슬픔을 가둔 이에게 다가가 슬픔이 녹아 사라질 때까지 어루만진다.

 

“모두가 조금씩만 아파주면/ 한 사람은 아프지 않을 수도 있지 않냐고” 물으며(‘원주율’) 시인은 혼자 살아남기가 아닌 함께 살아가기를 꿈꾼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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