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이 지방선거 후보 공천 결과를 잇달아 발표하는 가운데 공천 심사 과정에서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등 예비후보들을 중심으로 공정성·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사실상 ‘공천=당선’이라는 수순이 정해짐에 따라 지역 내 정치권에선 공관위 후보 결정에 납득이 어렵다는 불만과 함께 재심 신청을 준비하는 후보들도 하나둘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8일과 20일 민주당 경기도당의 1,2차 공천 심사 결과가 발표됐고 20일 밤 10시쯤 의정부시장 경선 지역이 추가 발표됐다.
앞서 이날 김철민 공관위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21일 저녁 11시에 대부분 지역의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했지만 기습 발표가 추가로 이뤄진 것이다. 의정부 내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해 의문을 갖는 목소리도 나왔다.
같은 날 성남시와 과천시 등에선 이번 공천 심사 결과 발표를 두고 예비후보와 지역 내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정성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여론이 조성됐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성남시를 전략선거구로 지정했다”며 “성남시가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어 지정했다”고 밝혔다.
전략선거구로 지정되면 경선 등 일반 공천 방식과 다르게 후보를 결정하는데 이때 당 지도부가 결정하는 전략공천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이에 따라 이재명 상임고문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를 사수하기 위해 이 고문의 측근을 전략공천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조신 성남시장 예비후보는 “성남은 친이재명계인 김병욱(분당을) 의원을 출마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성남을 불공정 전략공천 할 경우 민주당이 선거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병욱 의원은 21일 “민생을 위한 의정 활동에 전념하겠다. 지금은 우리당의 문제가 무엇인지 시간을 갖고 숙고할 시기”라고 밝히며 성남시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날 현직 시장인 김종천 과천시장을 단수 공천하기로 한 것에 대한 반발도 이어졌다.
조성은 과천시장 예비후보는 “민주당이 ‘여성 공천 확대’라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경선의 기회조차 박탈한 사유가 무엇인지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며 “여성 후보로서 특혜가 아니라 피선거권을 가진 당원으로서 당연한 경선 참여를 바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후보는 “재심 신청 후 재심위원회 결과를 받은 후 출마를 접겠다”며 “공정과 정의라는 명분 속에 숨겨진 민주당의 위선과 비겁함을 드러내고 민주당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을 위해 싸워가겠다”고 말했다.
현직인 서철모 화성시장의 공천 배제를 요구하는 주장도 나와 논란이 일었다. 서 시장이 출마 선언을 하자 화성시장 예비후보들은 “서 시장이 지난해 처분했던 주택 8채 중 1채가 누나에게 매도됐는데 차명으로 보유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의혹 제기와 함께 공천 배제를 요구했다.
이밖에도 안산시장 후보 결정을 두고 ‘한 지역구 의원이 특정 예비후보 공천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소문이 일부 예비후보들을 사이에서 퍼지면서 반발의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은혜 공관위원은 “최대한 공정하고 꼼꼼하게 평가하려 한다”며 “17명의 공관위원들이 함께 논의하고 국민적 눈높이에서 판단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대위에서 정해진 기준들을 바탕으로 여러 적합도를 고려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 경기도당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위해 실무팀을 꾸려 지역 여론 동향을 살펴보고, 공관위원들은 면접에서 예리한 질의를 통해 평가한다”며 “100% 지역 주민들 마음에 안들 수도 있지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예비후보들은 경기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 재심위원회를 통해 공천 심사 발표 48시간 이내에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및 재심 청구를 할 수 있다.
경기도당 관계자는 “재심 신청이 한 두건 정도 들어왔다”며 “신청을 받은 이후 재심위원회가 열리면 위원들이 자료를 충분하게 재검토해 결과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