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현아·김지원 교수팀은 인구 10만 명당 0.16~0.4명 정도로 발병하는 희귀 질환 중 하나인 ‘스틸씨병’의 발병 기전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스틸씨병은 희귀난치성 자가 면역 질환으로, 나타나는 연령대에 따라 16세 이전은 ‘스틸씨병(전신성 소아 특발성 관절염)’, 그 이후 환자는 ‘성인형 스틸씨병’으로 구분한다.
스틸씨병은 원인불명의 발열과 피부발진, 관절통 및 근육통, 인후통, 간 비대, 비장 비대, 림프절 증가 등 우리 몸 곳곳에 염증을 일으켜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발병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감염, 면역이상,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으로 의심되고 있다.
이에 감염, 악성 종양, 또 다른 자가 면역 질환 등 발열이 있는 질환과 명확하게 구분이 힘들고, 별도의 진단법도 나와 있지 않아 진단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혈액 내 철(Fe)의 저장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인 페리틴(ferritin) 수치가 정상보다 크게 높은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기존에 발표된 다양한 논문들의 리뷰를 통해 스틸씨병의 발병 기전이 ‘호중구’, ‘NET’와 연관 있음을 확인하고,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인체 내 백혈구의 40-70%를 차지하고 있는 호중구는 우리 몸에 침입하는 병원체를 제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NET는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체를 제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가 면역 또는 자가 염증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사람에서 자가 면역 질환, 자가 염증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간염, 세균 간염 또는 환경적 유발인자가 염증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호중구와 NET의 과도한 활성화가 일어나 결국 우리 몸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면역세포들이 거꾸로 우리 몸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 염증 질환인 스틸씨병이 발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현아 교수는 “여전히 스틸씨병의 발병 기전은 명확하지 않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호중구와 NET가 발병 기전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하면서, 앞으로 새로운 치료법 개발 및 예후 예측를 위한 바이오마커의 발견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SCI 학술지 ‘분자과학 국제저널’ 2021년 12월호에 ‘전신성 소아 특발성 관절염 및 성인형 스틸씨병에서 호중구의 병원성 역할에 대한 업데이트’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