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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실패작” vs “정치개입 안돼”…임태희·성기선 첫 TV토론 ‘설전’

성기선 “혁신학교 통해 참여형 수업 등 상당한 변화 보여”
임태희 “사교육 통해 부족한 학력 보충…혁신학교 실패작”

 

6.1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25일 치러진 경기도교육감 후보 첫 TV 토론에서 진보진영의 성기선 후보와 보수진영의 임태희 후보가 정책공약과 교육현안을 놓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혁신교육, 고교학점제 등 주제를 놓고 두 후보간의 팽팽한 대립각을 보였다.

 

◆ 혁신학교 ‘상당한 변화’ vs ‘사교육 조장, 실패작’

 

방송 시작부터 두 후보는 그동안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해온 ‘혁신교육·혁신학교’를 두고 상반된 평가를 하며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성 후보는 “경기도는 지난 2009년부터 학교 현장을 바꾸기 위해 혁신교육을 추진해 왔다”며 “혁신교육의 핵심은 학교가 학교답게 가는 것으로 교실을 바꾸고 교사들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꿈의 학교, 혁신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참여형 수업도 하는 등 초·중등학교까지는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임 후보는 “혁신교육의 핵심은 혁신학교에 있다”며 “이를 완전히 재검토하지 않으면 경기교육의 변화는 어렵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어 “(성 후보가 출마하면서) 헌법 31조에 따라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부분을 강조했는데, 이 부분이 혁신학교와 상치되는 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에 성 후보는 “혁신학교가 자원의 균등분배를 못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상당히 많은 부분이 해소됐다”며 “경기도의 2500개 초·중·등학교 중 1400개가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보편화됐다”고 맞받아쳤다.

 

임 후보는 “혁신학교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는 현장을 많이 봤다”며 “학생들은 혁신학교와 혁신학교 아닌 곳의 차이를 모르겠다 하고, 부모들은 혁신학교로 지정될까 봐 걱정하고 반대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어 “혁신학교의 취지야 누가 뭐라고 하겠냐”면서 “혁신학교는 원점에서부터 다시 재검토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평했다.  

 

두 후보는 혁신학교와 학력 하향화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첨예하게 대립했다.

 

성 후보는 “2012년부터 경기도교육원에서 교육 종단 연구를 설계해 혁신학교와 일반 학교의 성적 변화를 추정했다”며 “그 결과 혁신학교가 일반 학교보다 성적이 계속 올라가거나 적어도 처지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임 후보는 “혁신학교는 시험과 숙제, 훈육이 없다”며 “결국 사교육을 통해 부족한 학력을 보충한다는 것. 이 때문에 학력이 올라간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혁신학교는 실패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고교평준화 ‘서열화’ vs ‘평준화’

 

수원 등 도내 12개 시에서 시행·확대되고 있는 ‘고교평준화’에 대해서도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다.


임 후보는 “지금 학생들의 성향은 과거 대량 교육 시대와 완전히 달라졌다”며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여건이 됐고, 학생들도 자신의 갖고 있는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흥민 선수나 BTS는 한 쪽으로 자기 능력이 뛰어나다”며 “국영수 시험만 가지고 서열화라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미래형 시대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과거식 잣대”라고 부연했다.

 

반면 성 후보는 “고교평준화를 서열화라고 얘기하는 건 잘못됐다”며 “고교평준화는 1974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시작됐고, 당시 진학 열풍이 높아져 (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으로 배정하기 위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교 프로그램 다양화를 통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고교 평준화 제도는 계속 확대돼야 한다”고 반대의견을 밝혔다. 

 

이에 임 후보는 “(성 후보가) 서열화가 걱정돼서 평준화를 시행했다고 지적했다”며 “우리 역사에서 평준화를 통해 상향 평준화된 사례를 아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성 후보는 “97년 전국 고등학생 30만 명의 성적을 3년 동안 추적해 봤다. 평준화 지역 학생의 성적이 비평준화 지역보다 10점 정도 높게 나왔다”고 답했다. 이어 “이런 결과를 갖고 2002년에 경기도 1기 신도시에 평준화가 전면 실시됐고, 이제 학계에서 평준화로 인한 성적 하향 주장은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다만 돌봄 문제와 디지털교육 분야에 관해서는 모두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 성기선·임태희 누가 승자될까

 

두 후보는 마무리 연설까지도 팽팽한 긴장 상태를 유지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성 후보는 “경기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고 새로운 역량들을 쌓아야 할 대전환의 시기”라며 “21세기를 살아갈 첨단 지능사회의 우리 학생들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과거로 가서는 안된다. 정치가 개입해서도 안된다”며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교육을 줄여나가는 교육, 교육 전문가인 제가 하겠다”고 목소리를 냈다. 

 

임 후보는 “경기도교육은 지난 10년간 많이 후퇴했다”며 “현장에서 만난 많은 학생, 학부모들이 이제는 교육을 바꿔달라고 얘기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획일적인 교육 행정으로는 문제를 고칠 수 없다”며 “그동안 국정 중심에서 여러 국정과제를 해결한 저 임태희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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