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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동킥보드 사고로 응급실 찾는 외상환자 늘어…경각심 가져야

수원윌스기념병원 응급의학과 고동완 센터장

 

수원 윌스기념병원 근처에는 수원시청 뒤편으로 음식점, 카페, 유흥주점 등이 밀집한 중심상업지구가 있다. 여기는 음식점이나 유흥주점 등이 네모 반듯하게 모여 있어 인계박스라고 한다.

 

수원을 대표하는 번화가이기 때문에 호객 행위나 사건사고 등이 많았다고 한다. 코로나19로 모임이나 술자리가 많이 줄었지만 여름철, 휴가철을 맞아 인계박스처럼 도심 곳곳이 늦은 밤까지 활기를 띠고 있다. 늦은 밤까지 사람들이 몰려있다보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이나 분위기에 휩쓸린 폭행 사고나 교통사고가 대표적이다.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전부터 강력하게 단속을 해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주의하고 있지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전동킥보드 사고이다. 실제 휴가지나 음식점과 술집이 모여 있는 곳,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전동킥보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주로 음주운전, 인도 주행, 운전자 보호구 미착용, 동승자 탑승, 무면허 운전 등으로 인한 사고이다. 

 

특히 음주 후 귀가 시 늦은 시간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거나 택시가 잡히지 않을 때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고, 이때 음주운전으로 사고의 위험이 굉장히 높아진다.

 

한 대학병원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사고로 응급의료센터에 내원한 환자 중 85%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사고로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머리 및 얼굴이고 주로 열상(피부 찢어짐)이나 찰과상, 골절 환자가 많았다.

 

전동킥보드는 바퀴가 작고 무게중심이 높다. 때문에 도로에 생긴 흠에 바퀴가 쉽게 빠지고, 시속 25km까지 가속하기 쉽지만 작은 바퀴로 인해 제동이 어렵고, 급정거를 했을 때나 넘어지기 쉽다.

 

미끄러져 넘어질 시 운전자의 척추에 충격이 그대로 전달되어 경추, 흉추, 요추에 압박 골절이 생기는 경우도 빈번하다.  또한 사람(혹은 사물)과 충돌했을 때 넘어지면서 머리나 얼굴부터 부딪히게 되고 헬멧을 착용하지 않을 시 안면부 골절 및 뇌출혈 가능성이 있는 큰 사고로 이어진다.

 

만일 사고로 팔이나 다리를 다친 경우, 해당 부위가 붓고 움직이기 어렵다면 골절이나 염좌를 의심할 수 있다. 머리에 충격을 받아 메스꺼움, 구토, 두통이 심하게 나타나거나 다친 후 의식이 몽롱한 경우 반드시 응급실에서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럴 땐 119에 신고해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가야 한다. 피부가 찢어졌을 때는 세균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에 생수 등으로 가볍게 씻어주고 옷이나 천으로 압박해 더 벌어지지 않도록 한 후 응급실에서 봉합하는 것이 좋다.

 

 

필자가 경험한 기억에 남는 전동킥보드 사고 사례가 있다. 13세 남자가 저녁 6시반경 길에서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으로 인해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혼자 단독으로 넘어져 좌측 옆구리 통증을 호소한다고 119에서 병원 수용가능 한지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았으나 머리 쪽 외상은 없고 의식은 명료했으나 좌측 가슴 부위를 아파한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심각하지 않게 타박상 또는 심하면 갈비뼈 골절 정도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환자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환자가 도착하고 환자를 진찰했는데 흉부에서 복부까지 압통이 있어 가슴뿐만 아니라 복부 CT도 포함해서 시행했다.

 

이후 CT에서 비장 열상(spleen laceration) 소견을 확인했고 응급수술이 필요해 대학병원 외상센터로 긴급히 전원을 보냈어야 했다. 사고의 기전에 비해서 너무 크게 다쳤던 터라 많이 놀랐고, 전동킥보드 사고를 만만하게 보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전동킥보드에 대한 규제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킥보드 이용자들은 킥보드 사고가 얼마나 위험한지, 안전 규정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때는 원동기 면허 이상의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안전모 등의 안전장비를 갖춰야 한다.

 

또한 음주운전이나 동승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 최근에는 전동킥보드 안전모 착용에 대해 단속이 강화되었다고 들었으나 여전히 안전모를 쓰지 않고 다니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글을 통해 전동킥보드 운행은 정말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조금이나마 다시 알리고 조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글 제공: 수원윌스기념병원 응급의학과 고동완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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