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내신성적에 대한 불신으로 일부 대학의 고교등급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선 고교의 내신성적 부풀리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특수목적고 학생들이 체육에서 '가'를 받은 학생이 사실상 전무하고 주요 과목에서 '수'에 집중돼 있는 등 특목고의 성적 부풀리기도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회 교육위 안상수(한나라당.의왕 과천) 의원은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전국 7개 시.도교육청의 2004년 1학기 3학년의 국어.영어.수학.체육 등 4과목의 '과목별 절대평가 학생수'현황을 조사한 결과 일선 고교의 내신성적 부풀리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안 의원에 따르면 현재 각 고등학교는 절대평가 체제 하에서 성적을 '수.우.미.양.가'로 표기해야 하지만 일부 고교에서 '수'에 학생들이 집중돼 있거나 '가'를 받은 학생이 극히 적었고 이같은 현상은 주로 특목고에 집중돼 있다는 것.
실제로 특목고인 경기과학고 학생 10명은 국어과목에서 '수'가 80%인 8명이고, 체육은 90%인 9명이 '수'를 받았으며 국어, 영어,수학 과목에서 '가'를 받은 학생은 전혀 없었다.
과천외고에서는 495명의 학생 가운데 58.2%인 288명이 수학과목에서 '수'를 받았고, 계원예술고에서는 재학생 346명의 62.7%에 이르는 217명이 체육과목에서 '수'를 받았다.
인천의 경우 인천여고 381명의 78.7%인 300명이 체육에서 '수'를 받았다.
이같은 현상은 전국에서 마찬가지로 전남 외고의 경우 학생 105명 모두 체육에서 '수'를 받았다.
안 의원은 "성적부풀리기는 지역, 일반계와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 등 전국 어디서든 가리지 않고 만연해 있다"라며 "결국 내신부풀리기는 대학입시에서 변별력을 떨어뜨리고 내신성적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어 이에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안 의원은 이날 교육부가 추진하는 고교등급제.본고사.기여입학제 금지의 소위 3不 정책의 법제화는 학생선발 재량권 등 대학의 자율권을 박탈하는 것이라며 대학입시는 대학의 자율에 맡길 것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