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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만큼 고통스러운 삶을 향한 의지… 연극 ‘터칭 더 보이드’

영국인 산악가 ‘조 심슨’ 실화 바탕
고립된 극한 상황 속 생의 투지 전해
배우 김선호 복귀작으로 화제
9월 1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왜 산에 가냐고? 산이 거기 있으니까.”

“왜 살아야 하냐고? 생명이 거기 있으니까.”

 

지난 8일 개막한 연극 ‘터칭 더 보이드’는 1985년 아무도 등반하지 않은 페루 안데스 산맥 시울라 그란데 서쪽 빙벽을 등정한 영국인 산악가 조 심슨과 사이먼 예이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2018년 영국에서 연극으로 만들어져 초연됐으며, 동명의 회고록과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바 있다.

 

‘조’는 동료 ‘사이먼’과 가까스로 시울라 그란데 정상에 오르지만, 기상악화로 하산 중에 다리가 부러지고 만다. 홀로 빙하 틈에 떨어진 조는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추위와 고통에 맞서며 삶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는다.

 

조를 통해 작품은 눈보라가 몰아치는 거대한 설산, 대자연에 갇힌 공포, 그 공포를 이겨낸 생의 투지를 보여 준다.

 

 

극을 연출한 김동연 연출은 지난 20일 진행된 언론 시연 및 간담회에서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갖게 하는 작품이었다. 인물들이 갖고 있는 삶, 무언가에 닿으려는 의지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느꼈다”고 밝혔다.

 

작품은 실감나는 ‘산악 조난’ 상황을 전하기 위해 입체 음향 기술을 도입했으며, 경사면의 무대 세트와 넓은 영상화면으로 눈보라가 치는 안데스 산맥을 표현했다.

 

김 연출은 “무대 디자인 같은 경우 수 십 번을 고쳤다. 중간에 단절된 상처 같은 홈이 마치 빙하 틈에 빠진 조의 상태를 표현하는 것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고민이 많아 “밤에 조난당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고 전했다.

 

110분간 산악인이 돼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하는 배우들의 노력도 돋보였다.

 

조 역의 이휘종은 “공연이 끝나면 몸이 너무 아프다. 멍이 좀 많이 들더라"며 "산악인으로 보이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로프 등의 물건들을 잘 다루고 싶어, 아직까지도 계속 연습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연극 ‘터칭 더 보이드’는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던 배우 김선호의 복귀작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질의응답 전 홀로 무대에 등장한 김선호는 “올해 봄부터 여름까지 많은 분들이 노력하면서 이 연극을 만들었고요. 이 자리에서 제가 누가 되는 것 같아 다시 한 번 팀들과 우리 모두에게 죄송합니다”며 운을 뗐다.

 

이어 “그간의 시간을 돌이켜보면서 제 부족한 점에 많이 반성했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점점 더 나아지는 배우이자 더 나아지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말하며 눈물을 비췄다.

 

 

조 심슨 역에는 김선호를 비롯해 신성민, 이휘종이 무대에 오른다. 조의 누나 ‘새라’는 이진희와 손지윤이, 조와 함께 시울라 그란데를 등반한 ‘사이먼’은 오정택, 정환이 맡았다. 시울라 그란데 원정 베이스캠프 매니저 ‘리처드’는 조훈, 정지우가 연기한다.

 

공연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9월 18일까지.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 쉬운 우리말로 고쳤습니다.

 * 크레바스(crevasse) → 빙하 균열, 빙하 틈, 공백, 틈

 

(원문) 홀로 크레바스에 떨어진 조는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추위와 고통에 맞서며 삶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는다.

(고쳐 쓴 문장)  홀로 빙하 틈에 떨어진 조는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추위와 고통에 맞서며 삶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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