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잔 투척’ 파문을 불러온 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사임을 표명했다. 지난 27일 사건이 벌어진 이후 5일 만이다.
김 부지사가 임명된 지 4일 만에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를 받아들일지도 주목된다.
경기도는 31일 김 부지사로부터 경제부지사직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김 부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짧았지만 지방정치에 대해 많은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며 “저를 믿고 경제부지사직을 맡겨줬던 김동연 지사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조금의 불미스러움도 모두 저의 책임”이라며 “저의 사임이 각자의 입장을 모두 내려놓고 도의회가 하루빨리 정상화돼 도민의 곁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김 부지사는 “지방자치 영역에서만큼은 정치적 이념이나 정파적 이해 관계를 넘어 보다 주민들의 삶과 밀착된 현장 중심의 생활정치가 가능함을 확인해 보고 싶었지만 한계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다고 믿는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민선 8기 경기도가 반드시 성공하리라 믿고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7일 오후 6시쯤 김 부지사와 도의회 여야 대표 등 3명은 용인시 기흥구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부지사가 국민의힘 곽미숙 대표를 향해 술잔을 던졌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술잔 투척’ 파문이 일었다.
경기신문 취재 결과, 곽 대표는 이날 오후 8시18분쯤 식당을 나와 집으로 귀가했는데 김 부지사와 남 대표는 15분 정도 더 머문 뒤 8시33분쯤 음식 값을 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있던 2층 방에서는 음식을 담았던 접시가 깨진 채로 발견됐다.
다음날 국민의힘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 부지사의 행동은 여성에 대한 비화와 차별이 폭력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반발하며 김 부지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한편 경찰에 고소했다.
이날 김 부지사도 입장문은 통해 “만찬 중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은 인부 인정한다”면서도 “특정인을 향해 행동한 것은 아니며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한 것은 저의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 부지사가 사임을 표명함에 따라 김동연 지사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부지사를 임명하고 나흘 만에 다시 사임을 결정하게 되면 자신의 정치력도 상당한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또 논란을 잠재우려 김 부지사의 사임을 받아들일 경우 새로운 경제사령탑에 앉힐 마땅한 인물도 없는 것도 김 지사의 고민거리다.
도 관계자는 “지사께서 아직까지 말씀은 없으셨지만 김 부지사의 결정을 존중할 것 같다”면서도 “지사께서도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