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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자유'…한국미술이 조망한 한국 근현대사

양평군립미술관 ‘양평으로 온 한국미술사’
일제강점기~산업화시대 70년 한국미술 다뤄
나상목·박수근·이응노·한묵 등 78명 작가 작품
예술작품 통해 역사성을 마주하는 전시

 

양평군립미술관이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선보이는 전시 ‘양평으로 온 한국미술사’는 한국미술이 한국의 근현대역사를 어떻게 조망하는지를 보여준다.

 

일제강점기부터 산업화시대에 이르기까지의 70여 년의 세월을 관통한 근현대미술은 거대한 혼돈과 변혁을 거치면서, 사회와 문화를 유기적으로 아우르며 변모해왔다.

 

해방 이후 역사에서 비롯된 모더니즘적 경향과 이념, 산업화 등의 다양한 격변을 살아낸 리얼리즘적 관점이 혼재되면서 한국미술은 새로운 문화의 형태를 모색하고 실험했다.

 

전시는 사회와 역사를 통찰하고 분석한 작품으로 시대를 들여다본다. 나상목, 박수근, 이응노, 한묵 등 78명의 작가 세 가지의 주제를 ‘시간의 서사적 관점’으로 풀어냈다.

 

 

◇ 민족적 미의 본질을 탐구하다 ‘도전과 응전의 역사’

 

1930년대 조선화단은 일본 유학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서구 매체들의 등장과 함께 서양화단의 다양성을 마주한다. 전통서화에서도 실험을 추구하는 혼종성을 보인다.

 

근현대미술은 민족의 본질을 탐구하면서, 민족적 미의식을 이끌어내는 근원적인 존재성을 모색한다. 망국의 한과 실향의 향수라는 감수성으로 존재를 성찰했다. 조선인 스스로 주체가 되려는 생각에 눈을 뜨게 되면서, 우리 민족이 스스로 역사의 중심에 서도록 추동하는 저항과 자립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내면에 집중해 스스로 생각하고,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정체성에 골몰하고, 근대적 사조와 감각에 맞게 새로운 한국적 화풍을 이루고자 한 거장들을 회상한다.

 

 

◇ 예술의 자율성을 위해 권력으로부터 독립, ‘탐구와 실험’

 

1945년 우리나라는 해방을 맞았지만 미국과 소련의 분할 통치라는 또 다른 비극을 맞이하게 된다. 미술계는 민족미술의 재건을 당면 과제로 인식했지만 각국의 이데올로기에 따라 현대화가 진행된다. 또한 급격한 산업화가 시작되며, 한국미술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비약적으로 현대를 조망한다.

 

산업화에 힘입어 현대화라는 새 물결을 빠르게 받아들인 한국미술은 보다 감각적이고 이지적인 세계를 향해 다양한 형식과 미술운동(사조, 이즘)을 수용하며 자율성을 확보해간다. 이를 위해 권력으로부터 독립하고 자기점검을 강화하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 자아를 완성하려 했다.

 

한국 모더니즘 미술은 요동치는 역사의 현장에 있으면서, 가장 인간적인 예술에 대한 의지로 인간의 실존을 한층 더 형형하게 화폭에 담고 있다. 새로운 예술관을 치열하게 추구했던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은 한국미술사에 남을 주요 작품들을 남겼다.

 

‘삶의 미술, 표현의 자유, 실존주의’로 형상화된 미술작품을 통해 모더니즘 미술이 역사와 어떻게 공동체를 이루는지를 보여준다.

 

 

◇ 예술가의 구체적인 사회적 실천 ‘예술과 현실’

 

동시대를 재현하는 예술가는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내재화하면서 예술이라는 형식으로 존재와 공동체를 결합하는 사회적 실천을 이어간다.

 

한국근현대미술은 사실을 재현하는 방법론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예술적 형식에 대한 성찰을 거듭했다. 어떤 것이 진정한 사실인가에 대한 실존적 경향성을 드러내던 작품들이 주를 이루면서 한국미술은 표현에 관한 다양한 실험을 거친다.

 

또한 혹독한 비극의 시대라는 역사적 상황의 가장 깊은 곳에서 존재했던 예술가는 연민과 두려움을 마주하면서 주관과 개성이 드러나는 다양한 표현 양식으로 스스로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추상 미술에서 당대의 참담한 현실과 마주한 민중 계열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새로운 각성과 감수성을 이끌어내는 작품을 통해 다원주의 경향을 드러낸다.

 

한 사회와 시민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바라볼 때, 예술가는 보다 구체적인 현실과 마주하면서 보다 나은 사회적 조건을 쟁취하고자 했다.

 

 

양평군립미술관은 예술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역사와 예술이 함께 작동하는 장에서 관람객과 마주하고자 한다.

 

전시 관계자는 “큰 변화를 겪으면서 선진화를 이룬 한국역사가 경험했던 경이로운 세계를 그대로 화폭에 담은 한국미술이 근현대역사에서 한국미술이 무엇을 말하고 있으며, 현대미술의 전위적 미술운동이 어떻게 가능했는가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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