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기가 우리한테 해 준 게 뭔데? / 프라우케 피셔, 힐케 오버한스베르크 지음 / 추미란 옮김 / 북트리거 / 292쪽 / 1만 8000원
책은 환경 선진국으로 불리는 독일의 여성 생물학자와 경제학자가 공동 집필한 생물 다양성 보고서이다.
생물이 더 이상 멸종되지 않게 지켜야 하는 것은 ‘생명의 평등함’이라는 근본적 이유 외에 경제적 필요 때문임을 증명해 보이며, 생물학과 경제학의 낯선 만남을 풀어냈다.
책은 모기를 비롯해 하찮은 존재로 여겨져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는 생물들이 다양한 영역에 걸쳐 인간의 삶을 지탱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생물들은 우리에게 비옥한 땅을 마련해 주고, 홍수를 막아 주고, 물과 공기를 정화해 주고, 천연 약품과 휴양 환경을 제공해 주며, 무엇보다 우리를 먹여 살린다.
뚜렷한 경제적 근거 자료와 재치 있는 문장으로, 인간이 최대한 생물 멸종을 막고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며 그들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책은 우리 인간종이 생태계 약 800만 종 가운데 한 종일 뿐임을 강조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가 전체 생태계에 군림하며 다른 종들을 멸종시키고 있는 현 상황은 한참 잘못됐다고 강조한다.
특히, 대멸종을 제외한 자연적 멸종률은 100만 분의 1에 불과하다며 인간들이 이보다 1000배나 더 많이 현재 지구상의 생물들을 멸종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간종이 등장해 생태계에 개입하기 시작한 세월은 지구 나이에 비하면 ‘고작’인 8000년밖에 안 되는데도, ‘제6차 대멸종’을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생태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모른 채 종들을 멸종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그 최후의 한 종이 언제 사라질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급박함 속에서, 책은 생물 다양성이 우리 삶을 얼마나 단단하게 떠받치고 있는지 구체적인 실례와 수치를 통해 보여 준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