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짜 노동 / 데니스 뇌르마르크 , 아네르스 포그 옌센 지음 / 이수영 옮김 / 자음과모음 / 412쪽 / 1만 6800원
책은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됐던, 하는 일 없이 바쁘고 무의미하게 시간만 낭비하는 ‘가짜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인류학자와 철학자인 두 저자는 노동, 문화, 정치, 역사, 사회 등 자신들이 가진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노동에 대한 새로운 철학적 관점을 논한다.
‘사라진 시간’, ‘사라진 의미’, ‘시간과 의미 되찾기’ 등 3장으로 구성된 책은 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마주할 다양한 노동 문제를 조명한다.
또한 문제를 밝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짜 노동에서 벗어나, 진짜 일을 하며 노동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는 대안들을 제시한다.
통계 자료 외에도 노동 전문가와의 대화, 다양한 조직에서 가짜 노동을 깨달은 사람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통해 독자들은 왜곡돼 있던 노동의 실체를 만날 수 있다.
◆ 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 / 허유선 지음 / 더퀘스트 / 256쪽 / 1만 6500원
책은 직장에서의 번 아웃, 닮아버린 인간관계, 가족의 어려움, 돈을 버는 일 등 일상 구석구석에서 마주하는 구체적인 갈등을 철학을 통해 되짚는다.
니체, 칸트, 소크라테스, 도가 등 책 속 18명의 철학자들은 삶의 물음에 대해 정교하게 질문하고 답한다. 니체가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방식이었다면, 소크라테스는 묻고 또 묻는 방식으로, 칸트는 규칙과 잣대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각자의 입장에서 살아있는 지혜를 건네준다.
저자는 공부로만 머물렀던 철학으로 일상의 문제를 바라보면, 철학적 이론과 생각 방식뿐 아니라 그들의 진지함, 재치, 엉뚱함마저도 인생의 도움말이 된다고 전한다.
특히, ‘나를 위한 철학’이 필요한 이유는 철학은 반드시 답을 찾기 때문이며, 끙끙대며 같은 고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힘들고 불안한 순간에도 철학은 우리에게 늘 답을 찾아줄 것이란 뜻이다.
◆ 안녕을 위하여 / 이승연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65쪽 / 1만 7000원
책은 ‘상실과 이별’, ‘생존과 일’, ‘인간과 연’, ‘사람과 사랑’이라는 4가지 주제로 20편의 영화와 책 이야기를 들려준다.
‘안녕을 위하여’에는 영화가 오락이 아닌 하나의 이정표로 기능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겼다. 감염병 세계 대유행 상황 속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살았는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사유가 가득하다.
저자는 영화가 특별한 인문학이라고 주장한다. 영화야말로 다양한 감정과 사람과 세상에 대해 알아보기 좋은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생존 유대인이었던 ‘살아남은 자의 아픔’의 작가 프리모 레비와 영화 ‘프란츠’의 주인공 안나를 만나 살아남은 이후의 생존을 함께 고민하고, ‘러브레터’의 히로코와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의 작가 줄리언 반스처럼 상실의 감정을 살아갈 용기로 치환할 수 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