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박물관(관장 김기섭)은 출토복식 상설 전시장을 개편하고, 국내에서 첫 출토된 계칙흉배 관복을 선보인다.
지난 20일부터 공개된 유물은 조선시대 경기관찰사 등을 역임했던 문신 심연(沈演, 1587-1646)과 그의 부인 전주이씨(全州李氏, 1606-1668)의 무덤에서 출토됐다.
17세기 사대부가의 복식을 보여 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특히, 심연의 무덤에서 출토된 ‘계칙(鸂鶒, 비오리)흉배’가 달린 단령(깃을 둥글게 만든 공복)은 국내에서 처음 발견돼 학술 가치가 매우 높다.
본래 명나라의 7품 용 흉배의 도안을 가져와 금실로 수놓았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조선의 종2품 관료인 심연이 ‘운안(기러기)흉배’가 아닌 ‘계칙흉배’를 단 것은 명나라 멸망 후 조선왕조의 흉배 제도가 문란해졌음을 나타내는 자료라고 평가받는다.
심연의 무덤에서 출토된 복식은 짙은 황색, 초록색, 청색 등이 선명하게 남아 있으며, 염습의 전 과정을 정확히 보여 준다.

전주이씨의 무덤에서 출토된 누비저고리와 누비치마 등도 함께 전시됐다. 출토된 누비옷은 모두 관 안에서 수습됐으며, 전주이씨가 평상시에 실제로 착용했던 복식을 장례 과정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공개된 유물은 모두 경기도박물관이 2017년에 청송심씨 사평공파 문중으로부터 기증 받은 200여 점의 복식 중 일부이다. 청송심씨 사평공파 묘역을 정리하는 과정에 경기도박물관 학예사가 참여해 복식 등의 유물을 직접 수습했다. 3년여의 보존 처리 작업과 전문가 연구 작업을 거쳤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