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분방하게 그려진 한 인물. 그 그림 위로는 여러 조형물들이 놓여, 복잡하게 여러 관계로 얽힌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한다.
경기 광주 영은미술관이 지난달 23일부터 12월 31일까지 선보이는 전시 ‘영앤영 아티스트 프로젝트 5기 2번째(Young&Young Artist 5th Project 2nd)’는 복잡하고 다변적인 현대 사회 속의 현상과 문제를 젊은 작가들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전시에는 국내 신진 작가를 발굴·지원하는 ‘영앤영 아티스트 프로젝트’ 5기에 선발된 김혜인, 남다현, 장우주 작가가 참여했다.
김혜인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다양한 역할을 요구 받는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한다. 먼저 눈을 감고 손이 가는 대로 작가의 무의식에 축적된 현대인들의 모습을 자유롭게 그려낸다.
작품 속 인물은 르네상스 시대의 가상 인물로 설정됐다. 인공적이고 과장된 장식을 단 복식은 타인에게 보이는 모습을 중시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표상을 담고 있다.

남다현은 기존에 존재하는 글과 환경을 복제해 이질적인 장소에 설치한다. 원본과 다른 재료를 사용한 필사와 복제로 대상의 기능을 상실시켜 실용적 가치를 해체한다.
오토바이를 복제한 작품 ‘23-A’는 실제처럼 세밀한 부품들로 이뤄졌지만, 상자나 스티로폼 등의 재질로 조립돼 미술관 한편에 서있다. 도로를 시원하게 달리기 위한 목적의 오토바이는 새롭게 구성된 재료의 물성과 존재하는 장소를 통해 다양한 해석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장우주의 ‘바니타스_캐비넷’은 3차원 공간인 육면체 틀 안에서 바니타스(Vanitas) 평면의 정물화를 3차원 출력으로 구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체들은 그 자체 혹은 사진이나 영상으로 연출돼 복제, 변형, 기록될 수 있는 여지를 가진 상태로 남는다.
3명의 젊은 작가들은 자신만의 새로운 관점으로 현대 문제를 바라보고, 경계를 허물며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