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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기] 차이콥스키의 선율이 담긴 뮤지컬 ‘안나, 차이코프스키’

19세기 러시아 배경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삶 조명
차이콥스키 음악 차용한 곡 구성
대학로 최초 9인조 오케스트라 편성

 

전쟁으로 혼란스러운 19세기 러시아. 이념과 사상의 갈등은 ‘러시아의 위대한 작곡가’ 차이코프스키(1840~1893)를 위협했다.

 

지난달 3일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안나, 차이코프스키’는 차이콥스키의 삶과 음악에 극적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그의 제자이자 비서인 ‘알료사’, 문학잡지 편집장 ‘안나’가 등장해 어두운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의 슬픔을 어루만진다.

 

 

“예술은 이 시대의 혼란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유일함이고 진실함입니다.”

 

러시아 문학가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동상 제막식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서유럽 음악을 추구하면서도 러시아 민족의 색을 입힌 국경 없는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차이코프스키’. 그는 제막식에서 알료사의 친구인 안나를 소개받는다.

 

전장으로 떠났던 알료사의 죽음과 전쟁 중인 러시아를 위한 음악을 만들라는 국가의 요구에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차이코프스키. 음악을 포기한 채 도망쳤던 한 수도원에서 다시 안나와 조우한다. 둘은 서로를 응원하며 함께 음악을 완성해 나간다.

 

작품은 그 과정에서 전쟁이 남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안나, 차이코프스키’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차이콥스키의 음악들을 뮤지컬 곡으로 차용한 점이 돋보인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오네긴’ 등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멜로디에 시적인 가사가 어우러졌다.

 

대학로 최초의 9인조 오케스트라 연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신시사이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팀파니, 퍼커션 등 차이콥스키의 음악적 특징을 구현했다.

 

또한 곡이 흐르는 순간 앙상블 배우들은 각 작품의 등장인물로 활약하며 마치 동화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만 안나와 알료사에 대한 서사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안나는 차이코프스키 주변을 맴돌며 한 번씩 위로는 건네는 역할에 그쳐 작품 제목에 안나가 등장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알료사는 차이코프스키가 음악을 포기하게 된 계기이자 다시 작품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하지만 막이 오른지 얼마 되지 않아 차이코프스키를 떠나고, 그의 회상과 상상으로만 등장한다. 공연은 이달 30일까지.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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