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을 감성에 젖어드는 부드러운 현악기들의 선율을 느낄 수 있는 클래식 공연 시작 5분 전.
그런데 서둘러 공연장으로 입장해야 할 이 시간에 사람들이 야외에 자리를 잡거나 음식 판매 트럭(푸드 트럭)에서 간식을 구매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경기아트센터에서 개최된 ‘2022 경기클래식페스티벌’에서는 나이 제한도, 음식물 반입 금지도 없는 야외에서 남녀노소, 심지어는 반려동물까지 함께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기자가 축제 현장을 찾은 15일 저녁.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소극장 사이 카페로 향하는 계단에는 ‘경기클래식페스티벌’이란 네온등이 부착돼 있었다.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걸린 알전구를 따라 내려가면 또 하나의 공연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버스킹 공연, 영화 상영 등을 위해 설치된 야외 열린 무대에는 큰 화면이 준비돼 있었다. 그 앞으로는 마치 가을 소풍을 나온 듯한 느낌을 주는 캠핑 탁자와 의자들이 놓여 있다.
이날은 대극장에서 열리는 ‘스트링 포 스트링(String For Strings)’ 공연이 생중계 됐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편성으로 안톤 아렌스키 ‘현악 4중주 제2번 A 단조 작품번호 35’, 슈베르트 ‘현악 5중주 C 장조 작품번호 956’을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 바이올리니스트 후미아키 미우라, 비올리스트 김상진, 첼리스트 송영훈, 첼리스트 이호찬의 연주로 감상할 수 있었다.

공연을 보기 위해 가족 또는 친구와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 어린 자녀가 있어 평소 클래식 음악을 접하기 힘들었던 이들도 오늘만큼은 자유롭게 온 가족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또한, 클래식에 관심이 없던 이들도 누구나 편안히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에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음악을 들으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경기아트센터 공연사업부 관계자는 “더 많은 분들이 클래식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즐기실 수 있게 야외 생중계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야외 생중계 외에도 아이들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무료 공연들을 마련해 가족 단위로 찾는 분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관람 연령을 만 5세로 낮춘 소극장 무료 공연들은 사전 예약만으로 매진이 됐다. 다만, 예약 어김(노쇼)으로 나타나지 않은 일부 관람객들이 있어 축제에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경기클래식페스티벌은 올해 첫 개최로 지난 2015년부터 진행된 ‘경기실내악축제’를 확대 편성한 것이다. ‘뉴 비기닝(The New Beginning, 새로운 시작)’을 부제로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예술계 상황을 극복하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아 열렸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