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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점토에서 포착한 ‘자연의 순간들’

영은미술관 전시 ‘순간들의 풍경’
영은스튜디오 12기 박지원 작가 개인전
점토의 물성 이용한 작품들 선봬

 

“움직인다. 만난다. 생성된다. 변형된다. 세계의 사물들은 흘러왔고 흘러갈 순간들로 존재한다. 나 또한 그러한 세계 속에 포함된 주체이자 타자로서 존재하는 사물이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물들이 운동한다. 그 운동 속에서 순간을 포착한다. 순간들은 계속해서 반복된다.” (박지원 작가 노트 중)

 

경기 광주 영은미술관에서 지난 8일 개막한 전시 ‘순간들의 풍경 moment scape’은 영은창작스튜디오 12기 박지원 작가의 개인전으로, 자연적이며 신비로운 형태감과 점토의 물성에 우연한 효과를 결합시킨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은 크게 ‘디그 인 더 그라운드(Dig in the ground)’와 ‘트로픽 무브먼트(Tropic movements)’ 두 갈래로 나뉜다.

 

작가는 ‘디그 인 더 그라운드’ 연작을 통해 점토의 생명성과 잠재성을 모색한다. 손으로 점토를 누르거나 깊은 곳을 들어내서 표면을 부풀리는 등 원초적 행위의 결과를 정사각형 타일에 담아냈다. 점토가 유기적으로 변형하는 과정을 통해 재료 혹은 물성에 대해 알 수 있다.

 

 

‘트로픽 무브먼트’는 식물이 중력, 빛, 온도, 습도 등 외부적 요인에 반응해 나타나는 생장 운동이란 의미를 지닌 단어다. 이 연작에서 작가는 자연적 표현에 더욱 집중한다.

 

각 부위별 생장률에 따라 다르게 굴곡진 식물의 현상에 영감을 얻어, 굳지 않은 점토판을 위로 세워가면서 작업했다. 중력에 의해 구부러짐과 일그러지는 과정 안에서 자신만의 형태를 갖게 된 작품들은 나무 기둥 또는 인체를 연상시킨다.

 

점토(clay body)는 작가가 마주하는 또 하나의 몸이다. 유연하면서도 구체적인 성질을 동반한 점토는 성형, 건조, 소성 등의 과정을 거쳐 작가의 통제를 벗어나고 다시 하나가 됨을 반복한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삶뿐만 아니라 물성의 다양성과 잠재성을 능동적으로 찾아 나가는 작가의 태도에 동질감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11월 13일까지.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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