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원더우먼 등 우리에게 익숙한 영웅들에 유쾌한 풍자를 더한 팝아트 전시가 열린다.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 오는 21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팝아트 전람회 ‘지.코 초대전: 뻔(fun)하고 쿨(cool)하게’는 팝아티스트 지.코(고경일) 작가의 작품 20여 점을 볼 수 있다.
지.코의 작품은 미국 대중만화의 상징들을 차용한 카툰형식으로 가볍고 장난스럽게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짙은 시사성이 배어난다.
무우수갤러리 양효주 실장은 “팝아트는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갖췄다”며 “대중의 삶과 예술의 간극을 좁히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팝아티스트 지.코의 작품이 바로 그러하다”고 작가의 작품을 평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의 형태는 과자 봉지 안에 들어 있는 딱지를 연상시킨다. 그림마다 다른 개수의 별은 자본주의 맥락 속에서 ‘상품의 가치’를 나타내며, 사회·문화·일상·국제관계를 모두 아우르는 등장인물들은 ‘정치적 팝아트’로서의 성질을 드러낸다.
지.코는 “이 슈퍼히어로의 등장은 2차 세계 대전과 관련이 있다. 프랑스와 영국이 수세에 몰려 러브콜을 수차례 보내자 마지못해 참전한 미국은 단번에 세계 대전을 정리하고 패권국가로 성장하는 단초를 마련했다. 마치 슈퍼맨처럼”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슈퍼맨의 이미지를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 내지는 ‘세계의 경찰’로 상정되는 미국의 표상으로서 소비한다.
또한, 이 슈퍼맨을 통해 미국의 병폐와 모순, 무능을 꼬집기도 한다. 작품 ‘쳇’의 슈퍼맨은 늙고 처진 노쇠한 모습이다. 위기에 빠진 이들을 위해 날아다니던 젊은 날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외에도 작품 ‘쬬옥’, ‘내 마음대로’, ‘애정의 주도권’ 등을 통해서는 백인 남성 주도가 아닌 여성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