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과 엄마는 초록이었다 / 권민경 외 39명 지음 / 난다 / 216쪽 / 1만 4000원
‘나이 사십에 울다 잠들어도/ 쉬이 엄마를 만날 수 없다는 걸 아는 마음/ 더러는 꿈결에 잠깐 마주친 엄마의 얼굴을 이삼 일/ 기억하는 마음’ (임경섭 ‘우는 마음’ 중에서)
‘마음과 엄마는 초록이었다’는 경기도에 살고 있는 마흔 명의 시인들이 써 내려간 ‘엄마’에 대한 시와 짧은 산문을 엮은 책이다.
지난 7~8일 열린 제1회 경기 시 축제 ‘시경(時京); 시가 있는 경기’의 일환으로 발간됐다. 축제의 핵심어인 ‘엄마’를 주제로, 너무도 당연해서 제대로 살피지 못한 그 이름들을 되새겨본다.
1979년 등단한 장석주 시인부터 2018년 등단한 이원하 시인까지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마흔 명의 시인들은 넓고도 깊은, 높고도 짙은 엄마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 걸음나비 / 김미영 지음 / 배도하 그림 / 가문비 어린이 / 72쪽 / 1만 1000원
두루주머니, 벽장코, 어뚝새벽, 신발차, 걸음나비…. 책은 순우리말 45개를 동시로 빚어 어린이들에게 시를 읽는 즐거움을 선물한다.
처음 듣는 낯선 단어에 어리둥절할 수 있지만, 시를 읽다 보면 맛깔스러운 우리말 표현에 저절로 빠져들게 된다.
우리말이 사라지면서 외국어, 외래어, 신종 은어, 채팅 용어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 현재,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은 우리 문화에 대해 더욱 자긍심을 가질 수 있다. 순우리말에는 조상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했는지 그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책은 동시 내용에 맞춘 아기자기한 그림들로 어린이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붓, 풍선, 연필, 숟가락 등 의인화된 다양한 물건들이 익살스럽게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 눈물로 씻어 낸 가슴에는 새로운 꽃이 피어나리 / 김종필 지음 / 김혜남 그림 / 포르체 / 224쪽 / 1만 6000원
책은 자연 속에서 겸허함을 느끼며 노동을 소중히 여기는 삶을 사는 수도자 김종필 폴리카르포 신부가 전하는 ‘무심’과 ‘사랑’의 메시지이다.
시골 수도원에서 보내는 신부의 일상은 삶이 곧 작은 감동으로 가득 차 있음을 전한다. 차분히 눈을 감고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또한, 살아내느라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신부는 마음으로 깨달은 것을 이야기한다. 주변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함, 무심히 흘러가는 마음, 예기치 않게 찾아온 소중한 이의 죽음 등 이 모든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욕심과 힘듦을 눌러 담아온 세월을 풀어놓는다.
지금 이 순간에 대한 감사함과 존재의 가치를 끊임없이 좇고 노동을 실천하는 삶. 불안하고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저 눈물로 씻어 낸 신부의 글들은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