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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고성(孤聲)] 신뢰를 무너뜨리는 데는 1초면 충분하다

 

공자의 제자 자공이 질문했다. “선생님 제가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데 무엇이 있어야 할까요?” 잠시 생각에 잠겼던 공자가 답을 했다. “나라를 만들려면은 믿음(信)과 군사(兵) 그리고 먹을 것(食), 3가지가 있어야 하니라.” 자공이 다시 물었다. “그중에서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떤 것입니까?” 공자가 잠깐 머뭇거리다 답했다. “그것은 군사이니라.” 자공이 또 물었다. “남은 2가지 중에서 하나를 제외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공자는 즉시 답했다. “당연히 먹을 것이니라. 국가는 먹을 것이 부족해도 몇 달은 버틸 수 있지만, 백성의 신뢰가 없다면 단 하루도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언급되는 『논어』의 안연편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다. 신뢰는 국가를 유지하는 최고의 기반이자 기초이다.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믿을 수 있는 정책들을 제시하고 실현함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정권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반대로 국민의 신뢰가 없다면 어떤 정책을 써도 지지도 없고 정권의 미래마저 불투명해진다.

 

지난해 대선 이후 불신이 사회 전반에 깊어지고 있다. 철 지난 이념논쟁이 여기에 기름을 붓고 싸구려 언론은 불을 붙이는 형세이다. 불신은 국내를 넘어서 국제관계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미 대한민국의 최대 불안 요인이 된 대통령의 입부터 또 그를 덮어주려는 여당 인사들의 입까지 한결같이 위험하다. 연초에 세일즈외교라고 자찬하면 떠난 외유에서 이란을 적대 국가로 만들고 돌아온 대통령의 말은 한순간에 발생했다. 1초 만이라도 생각한 뒤에 발언했다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 대통령에게 사과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발언이 정당하다고 곡학아세(曲學阿世)하는 측근들의 발언과 언론은 불을 더욱 거세게 하고 있다.

 

이란은 우리가 돌려주어야 할 석유대금 8조 원을 못 받고 있음에도 불평보다도 한국에 가장 우호적인 국가이다. 한류 바람이 가장 세게 불고, 대부분의 공산품도 한국산인 이란은 42년째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어 8조 원이 절박했지만, 한국의 입장을 고려해 강하게 요구하지 않고 있었다. 그게 외교이고 국제관계이다. 비록 인권 측면에서는 비난받을 면이 있지만, 인구와 자원, 역사 등에서 중동 최대의 국가인 이란과 적대시되는 순간 우리가 감당할 피해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병종구입 화종구출(病從口入 禍從口出)’이라고 병은 입으로 들어오고 모든 재앙은 입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처럼 정치인들은 말을 할 때 최소한 1초 만이라도 생각을 해야 한다. 그들의 말은 천금보다도 무겁기 때문이다. 개인도 그렇지만 국제관계도 유리그릇과 같다.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원수가 된 국가 사례는 너무나 많다. 신뢰를 쌓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지만, 그것을 무너뜨리는 데는 단 1초면 족하다. 그러기에 늘 상대 국가를 배려하고 염두에 둔 뒤에 말을 해야 신뢰가 쌓인다. 이란을 적대시하는 말이 아닌 신뢰회복의 말과 행동이 당장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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