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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비정상? 우리 가족은 어떤 형태일까

수원시립미술관 기획 전시 ‘어떤 Norm(all)’
다양한 가족 형태 포용하자는 메시지 전해
김용관, 안가영, 치명타 등 11팀 참여, 56점 선봬
8월 20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 1·2·3전시실

 

가족이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은 그 의미를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정의를 벗어난 여러 형태의 가족들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지난 18일 개막한 전시 ‘어떤 Norm(all)’은 정상적 가족뿐만이 아닌 다양한 가족을 포용하는 사회를 제안한다.

 

전시 제목인 ‘어떤 Norm(all)’은 ‘정상적인’, ‘평범한’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노멀(normal)’과 ‘모두’를 뜻하는 ‘올(all)’을 결합한 합성어다.

 

어떠한 형태의 가족이라도 정상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며, 차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장수빈 학예연구사는 “2010년대 이후 1인 가구 급증, 비혼 출산의 공론화 등 가족의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는 기사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를 통해 가족 문제는 우리 사회가 마주한 현실이라 생각했고, 가족에 대한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강태훈, 김용관, 문지영, 박영숙, 박혜수, 안가영, 업체eobchae, 이은새, 장영혜중공업, 치명타, 홍민키 등 총 11명(팀)의 작가가 참여한다. 작가들은 회화, 사진, 설치, 영상, 게임, 다큐멘터리 등 여러 장르의 작품 56점을 통해 가족에 대해 이야기한다.

 

 

1부 ‘지극히 정상적인’에서는 정상 가족의 형태와 이념에 대해 반문한다.

 

박혜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에 대한 설문 결과를 시각화한 ‘우리 친밀도 검사’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이 정상가족과 가족 중심주의적인 사고에 머물러 있음을 드러낸다.

 

웹아티스트그룹 장영혜중공업은 ‘불행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다’를 통해 가정마다 불행의 원인이 비슷함을 암시하며, 정상 가족의 불화와 가정 내 폭력 등 문제를 노골적으로 언급한다. 정상 가족이 반드시 정상적이지만은 않다는 모순을 고발한다.

 

 

2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에서는 정상 가족의 범주에 속하지 못했지만, 항상 존재하고 있는 가족들을 돌아본다.

 

문지영의 ‘엄마의 신전’ 연작은 장애인 가족을 둔 작가 개인사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장애를 가진 자녀가 낫길 바라는 애틋한 엄마의 열망과 정상성이라는 사회의 벽을 드러낸다.

 

치명타는 동물 완구로 만든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실바니안 패밀리즘’은 장애인, HIV 감염자, 난민, 취약계층 가구를 다루며 정상 가족 너머에 존재하는 또 다른 형태의 가족과 연대를 보여 준다.

 

 

마지막 제3부 ‘가족을 넘어’에서는 미래에 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가족 형태를 제시한다.

 

안가영의 ‘히온의 아이들 : 우리의 영혼을 받아주소서’는 가상의 외계행성 ‘히온’을 무대로 한다. 지구를 떠난 인류는 그곳에 살고 있던 AI 로봇들을 새로운 반려 관계로 받아들이고, 이들과 공존할 방안을 찾는다.

 

김용관은 높이 9미터 높이의 전시실 벽면에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이 공존하는 이상향을 담은 ‘무지개 반사’ 연작을 설치했다.

 

이 작품들은 다채로운 색을 담고 있는 무지개처럼 모든 형태의 가족이 정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를 은유한다.

 

김 작가는 “호수에 반원의 무지개가 비쳐 원형이 되는 상상을 한 적이 있다”면서 “서로가 서로를 비추고, 담고, 손잡고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희망이 담긴 작품이다”고 말했다.

 

 

오늘날 정상적 가족 형태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다양한 가족을 끌어 안는 전시 ‘어떤 Norm(all)’은 오는 8월 20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 1, 2, 3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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