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당 수입 증가에 힘입어 올해 3월 경상수지가 달 만에 간신히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으로 인해 수출이 줄면서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이전소득수지 모두 감소한 영향으로 분기 기준으로는 11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3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경상수지는 2억 7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26억 8000만 달러) 이후 3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그 규모는 1년 전(67억 7000만 달러)보다 65억 달러 적다.
1분기로 놓고 보면 지난 1월(-42억 1000만 달러)과 2월(-5억 2000만 달러)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해 전체 경상수지가 44억 6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1년 전(148억 8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93억 4000만 달러나 줄었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한 나라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는 11억 3000만 달러 적자였다. 6개월 연속 적자일 뿐 아니라 1년 전(55억 7000만 달러)보다 66억 9000만 달러나 급감했다. 전월(-13억 달러)보다는 적자 폭이 1억 7000만 달러가량 축소됐다.
수출은 1년 전보다 12.6%(81억 6000만 달러) 줄어든 564억 달러로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반도체, 화공품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부진한 영향이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은 33.8%, 석유제품은 16.6% 줄었다. 철강제품과 화공품도 각각 10.8%, 17.3%씩 감소했다. 반면 승용차 수출은 65.6% 늘었다.
수입은 같은 기간 2.5% 줄어든 575억 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원자재 중 가스와 석유제품, 원유 감소율이 각 25.2%, 19.1%, 6.1%에 이르렀다. 반도체(-10.8%) 등 자본재(-2.4%)와 곡물(-17.3%)·가전제품(-3.5%) 등 소비재(-1.2%) 수입도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도 상품수지와 마찬가지로 적자 폭이 개선됐다. 지난 3월 서비스수지는 19억 달러 적자로, 전월(-20억 3000만 달러) 대비 적자 폭이 소폭 줄었다. 해외여행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여행수지(-7억 4000만 달러)가 적자를 기록한 데다, 운송수지(-2000만 달러)도 소폭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36억 5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배당수입 증가에 힘입어 흑자폭은 1년 전보다 26억 1000만 달러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 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